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지난해 4분기에 구독자 766만명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공동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CEO 자리를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났다.

넷프릭스는 19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전세계 구독자가 766만명 순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체 예상치 450만명 뿐만 아니라 외부 조사기관 스트리트어카운트의 전망치 457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넷플릭스는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올해는 힘든 한 해였다"며 "전세계 2억3080만명의 구독자로 올해를 마감했다"고 평가했다. 꾸준히 신규 독자 증가세를 이어오던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에 구독자 20만명 감소를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2분기에는 97만명으로 감소 폭을 키우며 이제 넷플릭스의 시대는 갔다는 말까지 돌았다.
다시 증가로 돌아선 넷플릭스 구독자
다시 증가로 돌아선 넷플릭스 구독자
하지만 지난 3분기에 구독자 240만명 순증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4분기에는 이를 766만명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날 증시 마감후 공개된 구독자 증가 소식에 넷플릭스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오른 338.3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회사는 광고 요금제 도입을 주도했던 그렉 피터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공동 CEO로 선임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78억5000만달러로 월가 전망치 평균과 일치했다. 순이익은 91% 감소한 553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달러 강세로 유로화 채권이 큰 폭의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주당 순이익(EPS)는 12센트로 시장 전망치 45센트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넷플릭스는 이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를 위해 회사는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고 올해 계정 공유를 단속할 계획이다. 회사는 "광고 요금제가 점진적 구독자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며 "다른 요금제에서 전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지난 분기 구독자 순증은 광고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넷플릭스는 1분기 후반에 계정 공유을 더욱 적극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수요자들이 회사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도록 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런 노력이 단기적으로 구독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남미에서 가구원이 아닌 사람들에게 계정을 공유하지 못하도록 한 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구독자가 늘어난 것처럼 이번 계정 공유 단속이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