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서 "이곳의 부자·부국이 나서라"…친환경연료 답보에 돌파구 제안
히스로공항 CEO "기후대응 위해 부자·기업 항공료 더 내자"
기후변화를 부추기는 항공 여행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부자 할증료'가 제안됐다.

존 홀랜드-케이 영국 히스로공항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CNN방송이 개최한 다보스포럼 총회 행사에 패널로 나와 항공기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할 때 드는 추가 비용을 부유한 개인과 기업들이 부담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홀랜드-케이는 탄소 배출을 줄일 해결책은 항공기 운항을 줄이는 게 아니라 탄소 배출량이 적은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쓰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자와 기업이 SAF 사용 때 할증료를 내면 비용이 적어져 일반 시장과 개발도상국이 에너지 전환 비용을 떠안지 않아도 된다"며 "이곳에 있는 부유한 사람들과 나라들이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 항공 에너지 전환의 자금을 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공기 운항 가운데 30%가 업무여행인 까닭에 특히 기업이 SAF 도입의 속도를 높이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음식, 농업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드는 바이오 연료인 SAF는 기존 항공기 연료보다 온실가스를 80% 적게 배출한다.

그 때문에 SAF는 항공업계의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주목을 받지만 비싸다는 게 걸림돌이다.

컨설팅업체 매켄지와 세계경제포럼(WEF)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SAF는 화석연료인 휘발유보다 2∼8배 비싸다.

이는 2019년 현재 SAF가 상업용 항공기 연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에 머무는 이유다.

항공업계에서는 홀랜드-케이의 제안과 일맥상통하는 대책이 마련되기도 했으나 시행은 미미한 수준이다.

일부 항공사는 승객이 SAF를 쓰는 항공기에 추가 요금을 내고 탑승해 탄소배출 감축에 동참하는 상품을 내놨지만 이용도는 제로에 가깝다.

항공업계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글로벌 제트기 연료 공급의 10%를 SAF로 대체하겠다고 작년에 선언했다.

영국 항공사인 버진 애틀랜틱은 올해 영국 런던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는 보잉 787 항공기에 SAF만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버진 애틀랜틱은 이 항공편에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이산화탄수의 순배출량 0) 운항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