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버지니아주 한 초등학교에서 6세 어린이가 교사에게 총을 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10세 미만 아동이 교내에서 총기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지난 20여년간 최소 1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999년 이래 미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 62건을 분석한 결과, 10세 미만 아동이 방아쇠를 당긴 경우는 최소 11건(17.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9건은 아동이 집에서 장전된 총을 가져와 벌어진 사건이었고, 나머지 2건은 경찰이 학교에 가져온 총을 아동이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버지니아주에서 벌어진 사건과 가장 비슷한 사례는 23년 전인 2000년 2월29일 미시간주 플린트시 외곽의 뷰얼 초등학교 사건이다.

당시 1학년이었던 6세 소년이 같은 반 소녀 카일라 롤랜드에게 다가가 가슴에 총을 쐈고, 소녀는 곧 숨졌다.

수사 당국의 조사 결과 이 소년은 평소 종종 머무르던 우범지대에 놓여있던 신발 상자에서 초콜릿 사탕과 함께 32구경 반자동 권총을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권총의 주인으로 밝혀진 19세 남성은 이후 기소돼 2년여간 감옥신세를 졌다.

당시, 이 사건 담당 검사였던 아서 부시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이 소년이 가정에서 늘 방치돼 있었다"면서 "사건 이후 소년을 직접 만나본 결과, 소년이 다른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장난감을 좋아하는 아이일 뿐이며 살인 의도를 형성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 밖의 다른 사건들도 누군가 무심코 장전한 채로 집에 놔둔 총기를 아이들이 학교로 가져오면서 벌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2015년 기준으로 총알이 장전되거나 잠금이 해제된 총기가 있는 집에서 사는 미국 아동이 4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9일 미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시의 리치넥 초등학교에서는 1학년 학생이 엄마의 권총을 가방에 넣어온 뒤 수업 중 총을 꺼내 교사 애비게일 주어너(25)에게 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총격 이전에 교사와 학생 간 물리적 다툼은 없었고, 다친 교사는 지역 병원에 입원했지만,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지니아 주법은 14세 미만의 어린이가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장전된 총을 두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