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
"한 끼 식사비 2600만원. 하루 주유비 1700만원. 제과점 1300만원. 아이스크림 240만원"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임기 중 2760만 헤알(약 67억 2000만원)을 쓴 자료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AFP통신,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은 13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가 대통령 임기 중 사용한 업무용 신용카드 내역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보우소나루는 개인 비용을 업무용 카드로 단 한 푼도 청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그는 전임자들과 달리 재직 중 업무용 카드의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고, 지난해 8월 사용 내역을 100년간 비공개로 한다는 명령까지 내렸다.

하지만 지난 1일 취임한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이러한 비공개 조치를 해제하면서 재임 당시 카드 사용 내역이 드러나게 됐다.

보우소나루는 재직 마지막 해를 제외하고 매년 휴가 기간에 업무용 카드를 사용했으며 이로 인해 2억9100만원이 청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보좌진 21명과 함께 업무용 카드를 사용했다.

해당 카드는 출장 비용 지불이나 소규모 혹은 긴급 구매에 쓰게 되어 있었지만, 사냥·낚시·스포츠 기구 및 침대 시트 등의 구매에도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는 아이스크림 구입에 240만원을 썼고, 하루 만에 한 제과점에서만 1320만원을 지불하기도 했다. 아울러 주유소 한 곳에서 1700만원을 쓴 것으로 돼 있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그는 2021년 10월 26일 브라질 북부 로라이마 주의 보아비스타 시에 있는 작은 음식점에서 하루 2600만원을 썼다.

이와 관련해 음식점 주인은 브라질 글로부그룹의 뉴스포털 G1에 "도시락 659인분과 샌드위치 등 간식 세트 2964개 등 총 3624인분의 식사와 음료를 주문받아 인근 군부대에 배달했으며 항목별 내역이 포함된 견적서도 발행했다"고 해명했다.

보우소나루는 지난해 10월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해 재선에 실패한 뒤, 룰라의 취임식 직전에 브라질을 떠나 미국 플로리다로 가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8일 브라질리아에서 대선 불복 폭동 등 불법행위를 선동한 혐의로 연방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