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된 세계 속 협력' 주제…3년만에 '1월 대면 행사' 정상화
尹대통령·숄츠 총리 등 정상 52명 포함 정·재계 리더 2천700명 참석
한국 기업 총수들도 총출동…미·중 정상 불참, 젤렌스키 '등판'
다보스포럼 내일 개막…저성장·기후위기 속 협력과 공존법 모색
전세계 정·재계, 학계의 유명 인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16일(현지시간) 4박5일간 일정으로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막을 올린다.

다보스포럼은 각국의 저명한 정치인과 기업인, 학자 등이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주(州)에 있는 다보스에 모여 세계가 당면한 현안을 토론하는 연례행사다.

매년 1월 말 개최돼 오다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행사가 취소됐으며 지난해에는 1월 행사를 미루고 5월에 열린 바 있다.

이번에 3년 만에 원래대로 1월 대면 행사로 개최되는 셈이다.

다보스포럼 내일 개막…저성장·기후위기 속 협력과 공존법 모색
◇ 글로벌 위기 속 공존법 모색…정상 52명 포함 정·재계 2천700여명 참석
15일 다보스포럼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로 53회째인 이번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심화한 보건과 안보, 경제 위기 국면에서 다시 힘을 합쳐 해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겹겹이 찾아온 위기 속에 각국이 협력과 공존 방안을 궁리하지 않는다면 세계화라는 가치는 머지않아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올해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세계 각국에서 52명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유엔 각 기구의 수장이 자리를 함께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국제기구의 대표급 인사 39명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아울러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600여명, 각국 중앙은행 총재 19명과 재무장관 56명, 외교장관 35명, 무역장관 35명을 포함해 정·재계 및 학계 인사 2천700여명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한다.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 다보스포럼 행사장에서 특별 연설을 한다.

우리 대통령이 직접 WEF에 참석하는 건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으로, 윤 대통령은 공급망 강화와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협력과 연대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다보스포럼 일정에 동행해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국 경제 현황과 투자 환경을 소개하며 윤 대통령의 경제외교 행보를 뒷받침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번 행사에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국제비영리단체와 면담하기로 했다.

다보스포럼 내일 개막…저성장·기후위기 속 협력과 공존법 모색
◇ 미·중 정상 불참…숄츠 獨 총리 참석 확실시
올해 행사에는 미국과 중국 정상이 참석하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존 케리 기후 특사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대신해 류허 부총리가 다보스에 올 예정이다.

현재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에는 참석이 확실시되는 인사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정도다.

미·중국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 정상들의 불참이 예상되면서 주목도가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지적도 나온다.

독일의 숄츠 총리는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다보스포럼에 모습을 나타내 자국이 처한 전황을 알리고 각국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온라인 영상으로 행사에 나타날지, 직접 현장을 찾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사에 불참한다.

다보스 내 대형 회의장(콘그레스센터)을 주무대로 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안보 이슈와 함께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 위기, 사이버보안, 일자리, 인공지능 등 세계 각국이 관심을 두고 공동 대응해야 할 주제를 놓고 각국 리더들과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게 된다.

기후위기 역시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현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가격 급등 현상으로 몇몇 국가들이 화석연료 투자에 다시 눈을 돌리는 등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보스포럼 내일 개막…저성장·기후위기 속 협력과 공존법 모색
◇ 한국 기업 총수들 총출동…부산 엑스포 유치 여론전 나설 듯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 총수들도 대거 다보스를 찾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회의장에 나올 예정이다.

정기선 HD현대 사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총수들은 WEF에서 각국 경제계 인사들과 교류를 통해 공급망 문제와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전환 등 기업들이 당면한 현안을 풀어낼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여론전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번 행사 기간에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한국의 밤' 행사는 최 회장을 비롯한 재계 인사들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지원사격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세계 언론의 이목이 쏠리는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활동가들의 시위 무대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올해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최근 성명을 내고 기후위기를 논의하자며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귀빈'들이 탄소를 배출하는 전용기를 타고 회의장에 오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다보스포럼 내일 개막…저성장·기후위기 속 협력과 공존법 모색
다보스포럼 내일 개막…저성장·기후위기 속 협력과 공존법 모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