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우방 벨라루스가 참전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러시아 용병 조직인 와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동부 솔레다르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10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를 통한 러시아군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북부 지역 방어를 강화하고 나섰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북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군이 벨라루스를 통하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까지 단시간에 접근할 수 있다. 키이우 방위 책임자인 올렉산드르 파블류크 중장은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를 늦추기 위해 지뢰를 매설하는 등 ‘장벽’을 세워뒀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국경에는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양국 군이 연합훈련까지 하고 있다.

이날 와그너그룹을 운영하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동부 솔레다르 전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솔레다르는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10㎞가량 떨어져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솔레다르 전황이 자국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인정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솔레다르를 점령할 경우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전체를 장악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솔레다르 점령에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유다.

같은 날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를 깜짝 방문해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베어보크 장관에게 레오파드 전차 지원을 요청했다.

전쟁이 12개월째 지속되면서 러시아가 고전하고 있다는 징후도 계속 드러나고 있다. CNN은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러시아군의 포격이 최정점 대비 4분의 1 수준인 하루 5000발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탄약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정부 회의에 참석해 작년 재정적자가 3조3000억루블(약 59조원)이라고 보고했다. 1991년 12월 소련 해체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막대한 군비 지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