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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광 기자

중동 국가가 오일머니를 굉장히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요. 그 자금들이 일부 좀 풀려서 한국 기업들이 혜택을 보는, 과거 '중동의 봄'이 재현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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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도 교수
네, 기대를 참 많이 하고 있죠. 특히 유가가 작년에 상당히 치솟았고요. 근데 올해는 유가를 좀 안정적으로 보기는 하던데.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어느 정도 가느냐가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 같고요. 결국 이란 핵 협상에 종결이 되느냐, 안 되느냐 여부도 중동을 좌지우지할 것 같은데요. 기회가 열렸으면 하는 기대는 가지고 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장밋빛 전망이고
막상 우리가 돈을 휘어잡거나 그럴 가능성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이제 시작은 하고 있는데, 과거에 우리가 중동 건설 시장 같은 경우에는 일단은 임금이 굉장히 낮았던 시대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가서 돈을 벌어 올 수 있는 구조가 됐는데. 지금은 그런 식으로 공사 발주를 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제가 만약에 산유국 장관이라면 건설 담당자라면 100억원 규모 공사가 있으면 자기들 돈 안 내고 '당신들 100억원 짜리 가서 공사를 하고, 나중에 받아가' 하는 방식으로 파이낸싱을 하라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들어가지를 못해요. 그래서 잘 못하면 다 물리는 겁니다.

그러면 간신히 돈 만들어서 간다. 예를 들어 수출입은행이나 이런 곳 융자를 받고 간다. 근데 그게 성공을 하면은 좋은데 실패를 하면은 물리는 것이 거든요.

▶안재광 기자
건설사들이 중동에 진출하려면 본인들이 파이낸싱, 그러니까 자금 조달까지 다 해서 가야 된다는 말씀이시죠.

▶박현도 교수
네, 지금은 거의 예외 없이 모든 중동 국가들이 건설 사업을 할 때 파이낸싱을 다 갖고 들어오라고 해요.

▶안재광 기자
뭐가 바뀐 것인가요. 과거에는 왜 한국 건설사들이 그냥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왜 굳이 파이낸싱까지 해야 합니까.

▶박현도 교수
과거에는 파이낸싱을 하지를 않고, 100억원 짜리 공사면 거기에 맞게 돈을 줬거든요. 그런데 중동 건설하는 그 발주자들도 보니까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일단은 건설사들이 자금을 먼저 해 오면 훨씬 더 자기 자금을 유용할 수가 있잖아요. 자기네들이 좋은 거죠. 어차피 발주자가 갑이니까요. 거기에 시장에 맞춰가야 했었고.

최근에 사우디 때문에 많이 나오는 얘기 중에 하나가 과연 우리가 중동 신화를 다시 쓸 수 느냐. 그런데 기본적으로 이게 중동 신화였느냐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직접적으로 건설 현장에 들어가셨던 분들의 회고담을 들어보면 우리가 결국에는 감리 부분에서 돈을 다 번 돈을 다 토해내야 했답니다.

▶안재광 기자
중동 국가들이 볼 때 너네 제대로 지었는지 확실하게 우리가 보겠다 할 때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인가요.

▶박현도 교수
우리가 애초에 제대로 돈을 받고 공사를 했으면 그나마 괜찮은데요. 출혈 경쟁을 했거든요. 또 우리 기업들끼리 저가 경쟁을 많이 했어요. 예를 들면 1000원 먹어야 하는 공사를 800원, 700원에 공사를 했거든요. 공사를 끝내고 나서 감리를 하는데, 감리는 최고 수준으로 하거든요. 영국 회사들이 와서 선진국 수준으로 감리를 하니까. 분명히 우리는 700원짜리 공사를 했는데, 감리는 1000원 수준에서 맞춰서 하니까. 당연히 돈이 새는 겁니다.

▶안재광 기자
감리를 해서 기대보다 미치지 못하면 공사 비용을 깍나요.

▶박현도 교수
그렇죠. 재공사해라. 뭐를 보충해라. 이렇게 하면 계속 돈이 투여가 되는 것이고요. 거기에 또 뒷 얘기가. 제가 건설하시는 분들에게 최근에 들었는데요. 감리 회사들은 감리가 길수록 좋답니다. 자기네들의 돈을 벌 수 있잖아요. 그 기간을 더 늘린다는 거예요.

그래서 감리 기간이 길어지고. 모 건설 담당자분께서는 이런 말씀도 하세요. 우리가 사우디에서 돈을 번 게 아니라 사우디에서 돈을 받았지만 결국에는 우리 회사가 우리나라에서 번 돈을 다 갖다 바쳤다. 그래서 중동 신화라고 과연 볼 수 있느냐라고 회의를 표하는 분들도 계시고. 이번에 사우디의 네옴시티 공사도 그런 측면에서 접근해야지. 너무 사회적으로 들떠 있는 마음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기획 한경코리아마켓
총괄 조성근 부국장
진행 안재광 기자
편집 박정호 PD
촬영 박정호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