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 시장 침체가 인플레이션을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Fed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시장이 2007~2009년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수준으로 침체됐다”며 “Fed가 바라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주택 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주택 수요가 급증해 집값과 임차료 모두 뛰어올랐다.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Fed가 일곱 차례 금리를 올리자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 3월 연 4%대에서 최근 연 6.3%로 치솟았다.

높아진 이자 부담에 주택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거 관련 비용은 소비자물가지수(CPI)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물가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Fed 고위 인사들은 주거비 하락으로 인해 현재 6%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이 내년 말 3.1%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높은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물가를 자극하는 변수라고 WSJ는 지적했다. 임금 수준이 높아지면 기업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릴 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Fed는 주거비 하락만으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2%)로 끌어내리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