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CEO /사진=AFP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CEO /사진=AFP
“테슬라 주가가 너무 하락해서 워런 버핏마저 관심을 보일 것 같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테슬라 주가의 하락으로 이 주식을 부정적으로 보던 가치투자자마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69% 넘게 하락하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같은 기간 나스닥 종합지수는 34% 하락했다. 지수를 크게 하회한 셈이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지난 10월 말 이후 테슬라 주가는 46% 떨어졌다. 이 기간 미국 완성차 회사인 GM 주가보다 35%포인트 더 빠졌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3일 종가기준 123.15달러로 2년래 최저치다.

테슬라는 2010년 상장 이후 대표적인 성장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년간 매출과 순이익은 연평균 60%, 130% 증가했다. 주가가 정점을 찍은 작년 말엔 PER이 1000배를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테슬라 PER은 38배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배런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2023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2배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월가에선 향후 2년간 테슬라 매출과 순이익이 연평균 38%와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담 조나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하락을 매수 기회로 평가했다. 그의 목표 주가는 330달러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연구원은 “테슬라가 월가의 악당 취급을 받고 있지만, 장기 투자자에겐 매력적인 가격”이라며 250달러를 제시했다. 아이브스는 대표적인 ‘테슬라 강세론자’였으나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행보를 비판하며 추천주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있는 테슬라 전용 충전소 수퍼차저. /사진=EPA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있는 테슬라 전용 충전소 수퍼차저. /사진=EPA
반면 존 로크 22V 리서치 수석 전무이사는 “기업 펀더멘털을 빼고 차트로만 보면 테슬라 주가는 100달러선까지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가격은 내년 이 회사 예상 수익의 17배로 S&P500 기업 평균과 비슷한 수치다.

배런스는 테슬라의 주가 급락이 기존 성장주 투자자에겐 고통이지만 가치투자자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소기업 주가지수인 ‘러셀1000’의 성장주 지수는 2023년 예상 수익 대비 21배, 가치주 지수는 14배에 거래되고 있다. 테슬라의 내년 예상 PER이 소형 성장주와 비슷한 수준이고, 주가가 더 하락한다면 가치주 수준에 근접한다는 설명이다. 배런스는 가치투자자들이 PER 14배까지 테슬라 주가가 내려오길 기다리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 23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머스크는 음성채팅 서비스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CEO가 내년에 많은 주식을 살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 펀더멘털이 탄탄함에도 시장이 단기 공포에 빠질 때가 주식을 매수할 적기”라고 밝혔다. ‘가치투자 대가’인 버핏의 올해 수익률은 2%로 20% 하락한 S&P500지수를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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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