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강달러에 1800달러 밑으로 떨어진 金값 [원자재 포커스]
국제 시장에서 금값이 2%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중앙은행(Fed)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 본색을 드러낸 뒤 달러화 가치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근월물은 트라이온스(31.1g)당 1786.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818.70달러에서 1.77% 가량 급락했다.

Fed의 피벗(정책 방향 전환) 선긋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Fed는 시장 예측대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끝내고 보폭을 줄인 것이었지만 Fed의 매파 본색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결정 이후 이어진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가 목표치인 2%까지 내려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달러화 가치가 오른 것도 금값을 끌어내렸다. 15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대비 0.79% 상승한 104.59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금값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역(逆)의 관계를 갖는다. 금리가 인상될 때 금은 따라붙는 이자가 없는 만큼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돌아온 강달러에 1800달러 밑으로 떨어진 金값 [원자재 포커스]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Fed의 통화 긴축 속도가 완화하고 있는 만큼 금 투자와 소유에 따른 보상이 높아질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금값은 온스당 19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브스는 "위험을 헤지하거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면 일시적 변동성에 주춤하지 말고 금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5년간 S&P 500의 총 수익률이 60%를 기록하는 동안 금 가격은 약 36% 상승했다. 전 세계에 드리운 'R(Recessionㆍ경기침체)의 공포'도 안전자산인 금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