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전적으로 죄수교환 주제…양국관계 여전히 유감스러운 상태"
러 "죄수교환, 미국과 관계개선 의미 아냐"…푸틴도 서방 비난
미국 여자 프로농구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의 죄수 교환이 성사된 것을 계기로 양국 관계 개선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러시아는 이를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아와 인터뷰에서 "이번 죄수 교환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단계일 수 있다는 가상의 결론을 끌어내는 것은 아마도 잘못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회담은 전적으로 죄수 교환에 국한됐다"며 "양국 관계는 여전히 유감스러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미국과 서방에 대한 비난을 재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및 구소련권 국가들의 국방장관 회담에서 영상 연설을 통해 "세계에서 갈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서방 엘리트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들의 정치적·재정적·군사적·사상적 지배력을 지키려는 시도의 직접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서방이 의도적으로 혼란을 증폭하고 국제 정세를 악화하려 한다"며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착취하고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을 '총알받이'로 쓴다는 비난을 되풀이했다.

전날 미국과 러시아는 러시아에 수감 중인 그라이너와 미국에 수감 중인 부트를 맞바꾸는 죄수 교환을 성사했다.

미국과 러시아 팀에서 활동하던 그라이너는 지난 2월 러시아에 입국하다가 마약 밀반입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지병 치료를 위한 의료용 대마초를 실수로 가져왔다고 했으나 러시아 법원은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수백만 달러 상당의 무기를 불법적으로 판매한 혐의로 2012년 미국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부트는 아프가니스탄과 아프리카 등 분쟁 지역의 무기 밀매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로 '죽음의 상인'으로 불린다.

백악관은 죄수 교환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번 교환이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