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또 6단계 순환단전…사상 최악 우려 속 정부 사과(종합)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지난 7일부터 6단계 로드셰딩(순환단전)에 들어갔다.

국영 전력공사 에스콤은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그 전날 발전소 몇 기가 고장 나고 다른 발전소의 가동 재개가 늦어져 4단계에 있던 순환단전을 6단계로 상향한다고 설명했다.

6단계 로드셰딩에선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시간대를 나눠 하루 총 8시간 단전을 겪게 된다.

에스콤은 당초 무기한 6단계 로드셰딩을 얘기했다가 나중에 "9일 오전 5시까지 진행하고 그 이후부터 5단계로 10일 오전 5시까지 운용할 것"이라고 고지했다.

그러나 현지매체에 따르면 한 에너지 전문가는 8일 예정대로 쿠벅 원전 1기의 장기 정비가 시작되면 사상 최악인 7단계 혹은 8단계까지 로드셰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자 에스콤은 전력 시스템의 일부 안정을 위해 원전 정비를 일정 기간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에스콤은 그나마 전력 공급의 안전판 역할을 해온 쿠벅 원전 정비 등으로 향후 6∼12개월 순환단전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소셜미디어에선 시민들이 "지난 수년 동안 순환단전은 일상이 되다시피 했는데 지난 수개월은 최악이었다"면서 "6단계에서도 이미 하루 10시간 정전이 되는데 이미 10단계 로드셰딩에 돌입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냉장고에 고기를 쌓아놨는데 로드셰딩 때문에 축제를 망치게 됐다거나, 현재 부패 의혹으로 곤경에 처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자신의 스캔들로부터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 로드셰딩 악화로 대통령의 직접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여론이 악화하자 프라빈 고드한 공기업부 장관은 8일 성명에서 6단계 순환단전으로 가계와 생활, 경제에 타격을 준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에스콤에 신속한 대책 마련을 지시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남아공에선 국가 전면 정전을 피하려고 전력 시스템의 과부하를 덜어주는 로드셰딩(loadshedding)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공장 가동 등 경제활동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작용한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에 따른 전쟁으로 순환단전을 겪고 있으나 남아공은 전시가 아닌데도 로드셰딩에 시달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