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의 한 식당에서 20년 이상 갇혀 지낸 불곰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8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불곰 '마크'가 국제 동물보호단체 '포포스(Four Paws)'에 구조돼 오스트리아 보호구역에서 살게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98년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마크는 엄마 곰이 사살된 뒤 여동생 라이자와 함께 20년 전 티라나에 있는 한 식당에 팔렸다.

마크는 라이자와 함께 '곰 식당'이라는 이름의 이 식당 철창에 갇혀 식당 손님들의 눈요기로 평생을 살았다.

현재 마크는 몸무게 250㎏으로 과체중에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서 오랜 시간을 갇혀 지내 관절, 근육, 눈, 장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포스는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장애 증세도 보인다"면서 "마크가 공격적인 성향에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마크의 상태는 2년 전 여동생 라이자가 죽은 뒤 악화했다. 20년간 마크를 돌본 식당 직원은 "마크가 여동생이 죽은 뒤 2∼3달 동안 쉬지 않고 울었다"고 전했다.

1년 전 식당 주인이 바뀌면서 새 주인은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여 마크를 포포스에 넘겼다.

구출된 마크는 알바니아에서 구조된 34번째 야생동물로, 오스트리아 보호구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포포스는 "마크의 구출은 중요한 이정표지만 여전히 알바니아에서 곰들은 애완용, 손님 유치용으로 학대받을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관련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알바니아 당국은 야생동물을 위한 보호구역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