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물 차고 식량 떨어져…유엔난민기구 "즉시 구조해야"
로힝야족 150명 탄 배 태국 인근 해상서 표류 중…"일부 사망"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150여 명이 탄 배가 태국 인근 해상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방글라데시를 떠난 배에 태국 남부 라농주 앞바다에서 물이 차기 시작해 표류 중이라고 인권단체 아라칸프로젝트는 밝혔다.

아라칸프로젝트는 배에는 음식과 물이 거의 다 떨어졌으며, 남자들은 필사적으로 배에서 물을 퍼냈다고 탑승자와 연락이 닿은 친척들의 말을 전했다.

현재 배의 위치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탑승자 일부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에서 활동 중인 로힝야족 지원 활동가는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이며 "도움이 없으면 그들은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태국 지부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태국 당국이 그들을 구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태국 해군 측은 배가 태국 해역으로 들어오지 않았으며 현재 인도 해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인도 해안경비대 관계자는 표류 중인 로힝야족 배에 대한 정보를 받았지만, 인도 해역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2017년 8월 25일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경찰 초소 등을 습격하자 미얀마군은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토벌에 나섰다.

군은 이를 빌미로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마을은 초토화되고 수천여 명이 사망했다.

로힝야족 74만 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

학살 사태가 발생한 지 5년이 지났지만, 로힝야족의 시련은 계속되고 있다.

미얀마에 남은 로힝야족은 군부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에서는 난민촌의 열악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배를 탄다.

이들은 주로 말레이시아로 밀입국을 시도하지만, 바다를 떠돌다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