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6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에 세 번째 드론(무인기) 공격을 했다. 러시아는 이날까지 이틀 동안 연달아 장거리 드론 공격을 당하면서 방공 능력에 허점을 드러냈다. 미국은 러시아 본토 공격을 지원하지 않았다며 이번 공격에 선을 그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쿠르스크주 쿠르스크시의 군용 비행장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공격으로 연료 저장고에 화재가 발생했다. 전날인 5일에는 랴잔주 랴잔시와 사라토프주 엥겔스시의 군 비행장이 드론 공격을 당했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전략적으로 가장 중대한 방어 실패가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방공 능력의 한계로 본토가 공격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전투기 파손으로 전쟁 수행 능력도 축소될 전망이다. 엥겔스 비행장은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 기지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
우크라이나가 군사적 열세를 드론 공격으로 만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 번째로 러시아 본토 공격을 감행한 날은 우크라이나 국군의 날이기도 하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동부 도네츠크 최전선을 방문했다.
미국은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해 거리두기에 나섰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도록 독려하거나 지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무기만 지원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는 방어용”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러시아 본토 내 군사시설에 대한 연이은 공격 이후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다시 거론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에 세 번의 드론(무인기) 공격을 한 상태다.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방영된 인권이사회 연례 회의에서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러시아는 핵무기를 방어 수단이자 잠재적 반격 수단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가장 앞선 핵무기들을 갖고 있지만, 이들을 휘두르고 싶진 않다. 우리는 그런 무기를 억지 수단으로 간주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처럼 다른 나라에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와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푸틴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가 선제적으로 핵 위협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서방이 핵 위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치지 않았다"며 "우리는 핵무기 사용을 언급한 적 없다"고 말했다.앞서 지난 6일 러시아 정부는 쿠르스크주 쿠르스크시의 군용 비행장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전날인 5일에는 랴잔주 랴잔시와 사라토프주 엥겔스시의 군 비행장이 드론 공격을 당했다. 랴잔시와 엥겔스시는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480~720㎞ 떨어진 지역이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테러 공격에 맞서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특별 군사 작전' 기간에 대해 말하자면, 물론 이는 긴 과정이 될 수 있다"며 "새로운 영토의 등장과 아조우해의 내해로의 전환은 '특별 군사 작전'의 중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결과가 분명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한편, 미국은 러시아 본토 공격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6일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도록 독려하거나 지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하며 선긋기에 나선 모습이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무기만 지원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러, 장거리 타격에 충격…전쟁 지지층조차 "군 수뇌 무능"구소련 장비 활용 관측…미국은 확전 우려에 "내륙 공격 독려안했다"우크라이나가 최근 잇따른 장거리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까지 타격하는 데에 성공, 러시아 방공 시스템의 허점을 노출시켰다고 로이터와 AP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러시아는 최근 헤르손 등 점령지 상당 부분에서 퇴각하는가 하면, 미사일 고갈 정황마저 보이며 여러 측면에서 장기전 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을 키우는 모습이다.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쿠르스크주의 군용 비행장에서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전날엔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각각 480㎞, 720㎞ 떨어진 러시아 내륙 도시 랴잔과 엥겔스의 비행장이 공습당했다.특히 라쟌에서는 군인 최소 3명이 숨졌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제 제트엔진 드론으로 공격해왔다며 장거리 항거리 무력화를 노린 '테러'라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 정부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1991년 소련 해체 당시 우크라이나는 소련이 설계한 Tu-141 스트리스(Strizh) 무인정찰기 일부를 넘겨받았는데, 사거리가 1천㎞ 이상이며 미사일 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공격을 통해 러시아의 중요 군사시설의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고 AP는 전했다.영국 국방부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략적으로 가장 심대한 방어 실패 사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언급했다.우크라이나 정부는 그간 자국의 드론 공격을 공식화하지 않으며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왔으나, 이번 비행장 폭발과 관련해서는 은연중에 작전 수행 사실을 시인하는 듯한 분위기다.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이번 드론 공격에 대해 "러시아 사람들은 종종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농담하며 즉답을 피했다.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불가사의한 폭발로 러시아 항공 장비가 훼손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비행기가 고장나면서 그들의 역량도 줄어들 것이다.아주 훌륭한 소식"이라고 말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우크라이나 국군의 날을 맞아 동부 도네츠크 최전선을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군을 우리 영토 전역에서 몰아내겠다"고 약속하며 기세를 올렸다.러시아에서도 이번 본토 타격을 뼈아프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특히 엥겔스 비행장의 경우 Tu-95, Tu-160 등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를 보유한 거점 군사시설이라는 점에서 향후 러시아군의 군사작전 운용 폭이 제한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전쟁 지지 입장인 한 러시아 평론가는 텔레그램 채널에 군 수뇌부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지도부의 무능함과 공군기지의 방어시설 부족 상황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다른 블로거도 "내가 순진한 민간인이어서 그런지, 전투기들이 콘크리트 격납고에 보관돼있는 줄로만 알았다"며 "소형 드론이 전략 항공기들을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꼬았다.다만 서방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력이 확인된 것을 놓고 확전 가능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내륙 공격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이를 독려하지 않았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영토와 자유를 방어하는 데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도록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사료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의 10%를 담당하고 있어 사료의 원재료인 곡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7일 오전 9시 36분 기준 고려산업은 전일 대비 575원(14.39%) 급등한 457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일사료는 320원(6.2%) 오른 5480원, 대주산업은 145원(5.72%) 오른 2680원, 팜스토리는 55원(2.84%) 오른 1995원을 기록 중이다.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러시아 내 군사시설 3곳이 드론 폭격을 받았고, 러시아는 이를 우크라이나 소행으로 규정했다. 전날도 러시아 내 군 비행장 2곳에서 폭발이 일어나 3명이 숨지고, 전투기 2대가 손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격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한편 우크라이나 경제부는 전쟁으로 인한 자국 농업의 피해액이 66억 달러(약 8조7186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올해 11월까지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7% 감소한 5090만 톤에 그쳤다고 덧붙였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