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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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시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경제연구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성장 추정치인 3.2%보다 낮고, 세계 금융위기와 팬데믹이 세계 경제를 강타한 2009년과 2020년을 제외하면 1993년 이후 최저치다.

미국 월가 최고 거물들도 잇따라 경기침체 가능성을 거론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팬데믹 경기부양으로 소비자들이 갖게 된 1조5000억달러(약 1986조원)의 초과 저축이 "내년 중반쯤 바닥날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것들이 경제를 탈선시키고, 사람들이 우려하는 대로 가벼운 또는 강한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노동자 급여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며 내년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성장률은 국가별로 온도 차가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스콧 존슨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내년을 경기후퇴와 함께 시작하고 미국은 경기후퇴 속에 내년을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와 경기부양책에 힘입은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반영되면서 내년 5%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나라별로 통화정책도 차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높은 임금 상승률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속 우려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린 뒤 2024년 1분기까지는 그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잡히면서 기준금리 인상 고점도 낮아져 내년 말쯤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국은 경기부양 바람과 위안화 약세 우려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제한적인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