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가구당 수입이 맞벌이 증가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가처분소득은 21년 전보다 오히려 감소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사회보장비 부담이 더 빠른 속도로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021년 일본의 가구당 월평균 수입은 52만엔(약 504만원)으로 5년 전보다 10만엔 늘었다. 수입에서 세금과 사회보장비를 뺀 가처분소득은 42만엔으로 2000년보다 4000엔 줄었다.

가구주(남편)의 월평균 소득은 44만엔으로 2000년보다 1만엔 감소했다. 2018년까지 5만엔대이던 배우자(부인)의 수입이 지난해 9만엔대로 늘면서 가구당 합산 수입은 2000년을 웃돌았다. 배우자의 수입이 증가한 것은 여성 취업률이 2000년 39%에서 지난해 54%로 상승한 덕분이다.

이렇듯 수입이 증가했음에도 가처분소득이 감소한 건 2000년 8만5000엔이던 세금과 사회보장비 부담이 지난해 11만엔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가처분소득 감소폭이 컸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중산층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자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육아세대의 소득을 지금보다 44% 확대하기로 했다. 또 지난 1일 육아수당 등 어린이 예산을 두 배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