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 스프링필드 옛 州의사당…링컨 '분열된 집' 연설 장소이기도
'미국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 대선 출마선언 장소에 기념 동판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2007년 2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일리노이 주도(州都) 스프링필드의 옛 주(州)의사당 마당에 기념 동판이 설치됐다.

1일(현지시간)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스프링필드 옛 주의사당 남동쪽 마당에 오바마의 대선 출마 선언문을 새긴 가로 1.2m 세로 1.6m 크기의 동판이 세워졌다.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일리노이 주의회 의원들 그리고 오바마 재단 관계자들은 전날 옛 주의사당 내 하원 회의실에서 동판 헌정식을 열었다.

동판에는 2007년 2월 당시 일리노이 출신 연방상원의원이던 오바마가 옛 주의사당 남동쪽 마당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며 이 자리에는 1만5천여 명이 참석했다고 적혀있다.

또 오바마가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유명 연설문을 차용해 연설한 내용과 함께 2008년 8월 당시 델라웨어 연반상원의원이던 조 바이든을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낙점하고 그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며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 된 사실, 오바마와 함께 2017년 1월까지 부통령으로 재임한 바이든이 2020년 11월 대선에서 대통령에 선출됐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오바마는 1997년 일리노이 주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지 7년 만인 2004년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됐고, 중앙무대 진출 2년 만인 2007년 2월 10일 일리노이 옛 주의사당 앞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 했다.

옛 주의사당은 일리노이 주하원의원과 일리노이 연방하원의원을 지낸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1858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미국을 '분열된 집'에 비유하며 연설한 곳이기도 하다.

미국 공영라디오(NPR)는 오바마가 대선 출마 선언을 이곳에서 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 대선 출마선언 장소에 기념 동판
1839년 완공돼 1876년까지 일리노이 주의사당으로 쓰인 이 곳은 1961년 미국 국립사적지로 등재됐다.

헌정식에서 프리츠커 주지사는 "동판은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아들 중 한 명이자 전세계인들에게 변화에 대한 확신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을 기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리노이 주하원의장에 오른 이매뉴얼 크리스 웰치는 "당시 오바마는 정치에 관심이 없던 많은 이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으며, 미국이 크게 분열된 상태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게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와 같은 시기에 일리노이 주상원에서 활동한 돈 하몬 현 일리노이 주상원의장은 "그는 항상 더 큰 일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짧은 시간에 혜성처럼 떠올라 대통령까지 될 지는 아무도 예견 못했다"고 말했다.

동판 제작 비용 3천달러(약 400만 원)는 옛 주의사당 관리재단과 일리노이 역사학회가 나눠 부담했다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오바마 대선 출마 선언 기념 동판 헌정은 시카고 남부 미시간호변의 잭슨파크에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 건립이 본격화한 가운데 이뤄졌다.

애초 2017년 착공해 늦어도 2021년 개관할 예정이던 오바마 기념관은 각종 논란과 송사에 휘말려 작년 하반기에야 공사가 시작됐고 2025년 개관이 목표다.

마이클 스트로트마니스 오바마 재단 부이사장은 "스프링필드는 오바마의 첫 정치 무대일 뿐 아니라 대통령 재임기간 그와 함께 한 많은 원칙들을 배운 곳"이라며 시카고 남부에 오바마 기념관이 완공되면 두 명소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