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정부 내각 임명 앞두고 로비전 치열
말레이시아 신임 총리 "내게 선물 보내지 마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신임 총리가 자신에게 선물을 보내지 말라고 정치권에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2일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안와르 총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든 내게 더는 선물을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러한 관행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의도의 선물에는 감사하지만, 이는 지도자와 정부의 윤리와 양립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와르 총리는 취임 이후 총리 업무용으로 제공되는 벤츠 S600 차량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5천 링깃(148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구두를 신은 사진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그는 2년 전 조호르주 최고통치자(술탄)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라고 트위터에 해명했다.

지난달 19일 열린 총선에서 안와르가 이끈 정당연합 희망연대(PH)는 82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됐으나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혼란 끝에 지난달 24일 압둘라 국왕이 안와르를 신임 총리로 임명했고, PH는 국민전선(BN)·사라왁연합(GPS) 등과 통합 정부를 구성했다.

안와르 총리는 업무를 즉시 시작했으나 새 정부를 이끌 내각을 곧바로 발표하지 못했다.

PH 외에 서로 다른 정치·종교·지역적 배경을 가진 세력이 연합한 탓에 인선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와르 총리 측 관계자는 "너무 많은 파벌이 로비하고 있어서 상황이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PH는 지난 2018년 총선에서 말레이시아 사상 첫 정권 교체를 이뤘다.

말레이시아는 195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BN이 장기집권했다.

PH는 나집 라작 전 총리의 비자금 스캔들 등 BN의 부패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개혁을 외쳐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PH는 부패 청산을 내세웠으나 BN과 정부를 공동 운영하게 됐다.

BN의 핵심 정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의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대표가 부총리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