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4분기 실적 악화에 공동 CEO 사임까지 악재 겹쳐
세계 최대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4분기에는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매출이 기대 이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브렛 테일러 공동 최고경영자(CEO)의 사임 소식도 겹치면서 주가는 약세로 돌아섰다.

세일즈포스는 30일(현지시간) 지난 3분기(8~10월)에 매출에 78억4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 1.40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추정치(매출 78억2000만달러, EPS 1.21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회사는 전 분기 실적 발표 때 글로벌 경기 둔화로 고객인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올해 연말 매출과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3분기 영업현금 흐름은 3억1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4분기(11월~1월) 매출은 79억~80억3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평균 기준으로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추정치 80억2000만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달러 강세로 인해 9억달러 규모의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어두운 실적 전망이 발표된 이후 세일즈포스의 주가는 하락 반전했다. 이날 장중 5.65% 오른 160.25달러에 마감한 주가는 실적 전망이 공개된 이후 6% 이상 하락하며 1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또 테일러 공동 CEO의 사임 소식으로 마크 베니오프 CEO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게 됐다는 소식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테일러는 내년 1월31일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 그는 2016년 생산성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큅을 세일즈포스에 매각하며 세일즈포스에 합류했고, 2020년 업무 협업툴 업체 슬랙을 271억달러에 인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슬랙 인수는 세일즈포스의 최대 인수합병(M&A) 거래다. 이 공헌을 인정받아 1년 전 테일러는 최고운영책임자(COO)에서 공동 CEO로 승진했으나 1년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테일러 CEO의 사임으로 베니오프 CEO가 동등한 직책의 경영자와 협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CNBC는 전했다. 앞서 약 3년 전 오라클의 임원 출신인 케이스 블록도 세일즈포스 공동 CEO으로 승진한 뒤 18개월 만에 회사를 떠났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