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시위 막으려 A4 판매중단' 가짜성명에 中문구업체 휘청
지난 주말 중국 곳곳에서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이른바 '백지 시위'가 일어난 뒤 A4 용지 판매를 중단한다는 내용의 '가짜 성명'이 퍼지면서 한 중국 대형 문구 업체가 황당한 피해를 봤다.

백지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 우루무치의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사망 10명) 때 방역을 위해 설치한 각종 봉쇄용 장치들이 신속한 진화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25∼27일 중국 여러 지역에서 사람들이 모여 흰 종이를 펴든 채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한 것을 말한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SNS)상에는 상장 문구업체인 상하이천광(晨光)문구 명의로 지난 28일 발표한 것으로 돼 있는 공문 형태의 가짜 성명이 돌아다녔다.

가짜 성명에는 "최근에 상하이, 베이징, 난징, 우한, 청두, 광저우 등지의 이른바 '백지 혁명', '백지 운동'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중략) 불법 행위자들이 대량의 A4 백지를 사재기해 위법·전복 활동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 회사는 29일 0시부터 모든 온·오프 라인 매장 및 협력 채널에서 A4 용지 판매를 중단한다"고 적혀 있었다.

회사 직인까지 찍힌 이 가짜 성명의 영향으로 중국 전역에 8만 개 이상의 소매점을 가진 상하이천광의 주가는 28일 상하이증시에서 한때 3%가량 하락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상하이천광은 28일 '진짜 성명'을 발표해 해당 문서는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회사의 생산과 경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고, 자신들은 중국증권보 등 4개 매체와 상하이증권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공시를 한다며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유의를 당부했다.

'백지시위 막으려 A4 판매중단' 가짜성명에 中문구업체 휘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