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는 성공적으로 치러졌지만 25만여명의 참배객이 몰린 웨스트민스터 홀의 바닥은 손상을 입었다고 영국 일간 더텔레그래프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상원의 대변인은 "(안치된 관) 공개 당시 높은 수준으로 끊임없이 발걸음이 이어진 결과로 요크스톤의 바닥재에 일부 박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웨스트민스터 홀의 바닥재로 깔린 요크스톤은 일종의 사암으로, 18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국회의사당 건물로 사용되는 웨스트민스터 궁에서도 가장 오래된 부분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과거 웨스트민스터 궁 대부분이 소실된 1834년의 화재를 견뎌낸 바닥재의 관리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다만 상원 대변인은 박리로 손상된 부분은 구조적 위험과는 관련이 없으며 일단 주변 바닥재와 색상이 다르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공기와 접하면서 눈에 띄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트민스터 홀은 지난 9월 장례 때 여왕의 관을 윈저성 지하 왕실 납골당에 운구하기 전 일시 안치하고 참배객을 맞은 장소로 당시 수많은 인원이 이곳을 다녀갔다. /연합뉴스
중미 니카라과가 태권도를 일부 국·공립학교 정규수업 중 하나로 채택했다.28일(현지 시각) 주니카라과 한국대사관은 태권도진흥재단·니카라과 교육부 간 태권도 국공립학교 정규수업 도입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고 밝혔다.니카라과 교육부는 지난 9일부터 수도 마나과 소재 2개 국·공립학교 정규 수업으로 태권도를 도입하고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을 시작했다. 니카라과에서 태권도가 공식적으로 정식 교과 커리큘럼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니카라과에서 태권도는 인기 스포츠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청소년 전국 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젊은 세대가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사업은 태권도진흥재단의 태권도 해외 활성화 사업 중 하나다. 진광윤 국기원 사범은 지난 6개월간 니카라과 태권도 국가대표 등 30명의 사범 파견 후보를 가르친 뒤 최종 11명을 교육 사범으로 선발했다. 올해 초부터 교육부와 협의한 니카라과대사관은 니카라과 체육청 및 태권도협회 등과 의견을 교환하며 태권도의 긍정적 기대효과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내년에는 추가로 9개 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하기로 하는 등 도입 사례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사관은 앞으로 니카라과 국·공립학교 태권도 수업 정착을 위해 대사 배 대회, 용품 지원 사업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신성기 대사는 "니카라과 유소년이 인내, 절제, 부모에 대한 공경 등 태권도의 다양한 교육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내세웠다"며 "정식으로 학교에서 태권도를 가르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고, 다양한 계층에서 접할 수 있도록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美·유럽 "평화로운 집회·시위 권리 보장하라" 향후 전개 추이 따라 시위 놓고 양측 갈등 격화 가능성 서방이 중국인들의 방역규제 반대 시위를 두고 중국 공산당에 공개적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중국 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이번 '백지시위'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촉구이지만 집회가 반정부시위로 번져가는 터라 중국 지도부에 외부 공세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2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국민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이나 법, 명령에 평화적으로 모여 시위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런 관점에서 시위를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시위자들은 당국의 언로 차단을 비판하는 의미로 아무 메시지도 적히지 않은 백지를 드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유사한 연대와 지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도이체벨레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에 사상, 집회의 자유를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중국 정부는 국민이 말하는 것을 듣는 게 옳다"고 의견을 밝혔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중국의 권위주의를 비판하며 서방식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중국의 반체제인사 탄압, 언론과 소셜미디어 검열, 홍콩의 언론자유 억압 등에 '표현의 자유'는 단골 어구였다. 그러나 이번 방역규제 반대 시위에서는 그 목소리의 잠재적 파급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중국인들의 시위 메시지 자체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기 종신집권 체제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강력 방역정책인 '제로 코로나'에 반발하는 시위는 신장에서 시작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로 확산했다. 시위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 해체나 완화를 넘어 '시진핑 퇴진'까지 외치고 있다. 그 때문에 시진핑 주석은 진퇴양난에 몰렸다. 방역에 집착하면 자신의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가 들불이 되고 방역을 완화하면 국가 의료체계가 무너질 판국이다. 상하이 푸단대 연구진은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버리면 고령자 등 취약층 160만명이 감염돼 숨질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산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고 접종률도 낮은 데다가 의료체계도 선진국보다 견고하지 않기 때문에 우려되는 위험이다. 미국과 일부 유럽국가들의 이날 공개 경고는 이 같은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전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일단 중국 당국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임에도 대응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공안을 이용한 비교적 절제된 방식의 집회 해산, 관영매체를 통한 선전, 검열 수준 강화, 선택적 체포 등이 현재 대응의 주를 이룬다. 서방국 지도자들의 촉구는 이를 하지 말라는 뜻으로 중국 입장에서 위기관리 실패를 부추기는 악의적 선동으로 읽힐 수도 있다. 시위가 더 격화하면 이 같은 갈등은 서방과 중국의 또다른 전선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동아시아 연구원 데이비드 술먼은 대규모 유혈사태 가능성을 언급했다. 술먼 연구원은 "대도시에서 수만명이 운집할 정도로 소요가 커지면 시진핑이 질서를 복원하고 내부 권력투쟁을 막으려고 인민무장경찰부대(PAP) 등 내부 안보기구를 이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이런 지경에 치달으면 시위대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중국 사회 전반에 걸친 억압이 훨씬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체제의 철권통치가 더 강화된다면 이를 열등해 개선해야 할 면으로 보던 서방의 비판도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서방은 경제, 안보 패권 다툼 속에 서로 자기 체제가 더 우월하다는 주장을 병행해왔다. 서방은 역사를 볼 때 자유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자국의 권위주의적인 사회주의가 현대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효율적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중국은 코로나19 방역도 자국 체제의 우월성을 주장할 근거로 내세워 온 터라 서방의 간섭에 더 예민하게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술먼 연구원은 "중국의 우월성 주장에 이번 시위가 타격을 주는 면이 있다"며 "이번 시위는 미국을 비롯한 자유 민주주의 선진국들과 달리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관리해왔다는 시진핑 주석의 주장, 중국 관리들의 복창과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