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금융협회(IIF)는 2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제시했다. 로빈 브룩스 IIF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은 기저효과를 고려했을 때 2009년만큼 부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IIF 이코노미스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단 2024년까지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봤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걸린 만큼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IIF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이 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유로존의 소비자 및 기업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봤다. 내년 미국 경제는 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자재 부국이 모인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 호조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라틴아메리카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2%다.

IIF는 내년 세계 경제 반등을 이끌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강도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이 내년에 ‘제로 코로나’를 완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분석이다. 이럴 경우 수요가 늘어나고 공급망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세계 GDP 증가율을 2.2%로 예측했다. OECD는 미국과 유럽에서 성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덜한 아시아는 선방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미국과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각각 0.5%로 예상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