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4.4%)를 달성하기 위해선 ‘제로 코로나’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IMF의 중국 담당 책임자인 소날리 잰 찬드라가 이끄는 IMF 실무팀은 지난 2일부터 16일까지 중국 정부 및 민간 인사들과의 화상 논의를 거쳐 23일 이같이 전망했다. IMF 팀은 중국의 부동산 규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잦은 봉쇄 등을 거론한 뒤 “현재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내년 하반기에 점진적이고 안전하게 해제된다는 전제하에 중국의 성장률은 2022년 3.2%를 기록하고, 2023년과 2024년에는 4.4%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IMF가 내놓은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0월 발표한 2022 세계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수치와 같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놓는다. 10월 전망에서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는 4.4%에서 3.2%로, 내년은 4.6%에서 4.4%로 하향했다.

최근 주요 국제기구와 금융회사들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내려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6%로 발표했다. 기존보다 0.1%포인트 내렸다. 이달 들어 UBS가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4.6%에서 4.4%로, 골드만삭스가 5.3%에서 4.5%로 각각 하향했다. IMF를 비롯한 각 기구가 공통적으로 중국에 제로 코로나 폐지를 주문한 것은 강력한 방역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3일 중국 본토 신규 감염자는 확진자 3927명, 무증상감염자 2만7517명 등 총 3만144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하이 봉쇄 당시인 지난 4월 13일 나왔던 2만9317명을 넘어서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베이징은 사흘 연속 1000명 이상 감염자가 나오자 도시 대부분을 준봉쇄 상태로 전환했다. 중국 동북부 최대 도시 선양은 이날부터 닷새 동안 도심 9개 구에서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 실내 밀집시설 폐쇄 등 이동 제한 조치에 착수했다. 충칭, 청두, 선전 등 지역 거점 도시들도 비슷한 조치에 착수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