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주민 지켜보는 가운데 채찍질…"이슬람 율법 따라 시행"
탈레반, 이번엔 경기장 공개 처벌 '부활'…공포통치 박차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이 '경기장 공개 처벌'을 부활시키는 등 공포통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는 전날 동부 로가르주 풀 알람의 축구 경기장에서 절도범, 간통범 등 14명에게 태형을 집행했다.

탈레반 정부 대법원은 트위터를 통해 "학자, 관리, 주민 앞에서 여성 3명 등 14명이 채찍질 처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절도범 등은 수백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각각 21∼39대의 채찍을 맞았으며 같은 날 동부 라그만주에서도 두 명이 공개 태형에 처해졌다.

현지에서는 앞서 지난 11일에도 북동부 타카르주 탈로칸의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19명이 채찍질을 당했다.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경기장 공개 처형, 손발 절단, 투석 등 가혹한 형벌을 집행했던 탈레반이 공포통치 회귀에 박차를 가하는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2일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판사들에게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형벌을 시행하라고 지시한 데서도 확인된다.

아쿤드자다는 당시 "절도, 납치, 선동 등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한 후 샤리아의 모든 조건에 맞으면 후두드(hudud)와 키사스(qisas)를 시행할 책임이 있다"며 "이는 나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후두드는 살인·강도·강간·간통 등 중범죄에 대한 이슬람식 형벌로 참수, 투석, 손발 절단, 태형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사스는 쿠란(이슬람 경전)의 형벌 원칙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의미의 비례 대응 개념이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재집권 후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들어 여성 인권이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 3월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다.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게 됐고, 여성에 대해서는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도 의무화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