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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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구는 960년 개국한 송나라 때 이미 1억 명을 넘었다. 1000년 넘게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 자리를 유지해 왔다. 풍부한 노동력과 광대한 시장은 중국의 성장동력이었다. 그런 중국의 인구가 내년부터 줄어들 전망이다. 세계 1위 인구 대국 자리도 인도에 내줄 것으로 관측된다. 저출산·고령화와 함께 노동력 감소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23년부터 인구 감소 시작”

中, 세계 최대 '인구대국' 인도에 내준다
중국의 2021년 인구는 14억2586만 명으로 전년 대비 0.1% 늘었다. 이런 증가율은 ‘대약진 운동’에 따른 대기근으로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던 1961년(-0.04%) 이후 가장 낮다. 1961년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유일하게 인구가 줄었던 해다.

최근 중국의 인구 증가율은 2018년 0.6%에서 2019년 0.4%, 2020년 0.3% 등으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합계출산율도 2018년 1.5명에서 지난해에는 1.2명으로 하락했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2023년부터 중국에서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당국도 지난 6월 “2026년 이전에 인구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인정했다.

중국의 인구 감소는 30년 넘게 지속된 ‘1가구 1자녀’ 정책이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신생아 수는 1987년 255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향 곡선을 그려 왔다. 2015년 1655만 명으로 줄었던 신생아 수는 1가구 2자녀를 허용한 2016년 1786만 명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이후 감소세는 더 가팔라졌다. 지난해에는 1가구 3자녀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신생아 수는 1067만 명으로 줄었다. 기존 최소 기록이었던 1961년 1200만 명을 경신했다.

유엔은 내년 인구가 중국은 14억2600만 명, 인도는 14억2800만 명이 되면서 인도가 1위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했다. 이후에도 중국은 감소, 인도는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2050년에는 중국이 13억 명, 인도가 16억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줄어 저성장 고착화”

중국에는 ‘미부선호(未富先豪·부자도 되기 전에 잘난 척한다)’라는 4자성어가 있다. 요즘에는 ‘미부선로(未富先老)’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부자도 되기 전에 늙어간다는 의미다.

중국에서 미부선로 문제를 공론화한 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3월 중국 정부 기관으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인구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중국 인구 모델의 인식과 대응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2019년 중국의 실제 출산율이 1.5명 이하로 정부 공식 통계인 1.8명보다 한참 낮다고 지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민은행은 65세 이상 인구 비중에 따른 고령화사회(7%)와 고령사회(14%) 진입 시점에서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한 2021년 1인당 GDP는 1만2500달러로 아직 중진국에 머물러 있다. 고령사회에 들어간 시점 기준 미국이 5만5000달러, 일본 4만3400달러, 한국 3만1300달러인 것과 격차가 크다.

급속한 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1인당 생산성이 낮은 중진국에서 노동력 감소는 부양 부담 증가와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2012년 10억718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전체 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같은 기간 74%에서 68%로 떨어졌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