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전술핵 무기 사용 시점과 방법을 놓고 회의를 펼쳤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당국은 러시아군 수뇌부의 논의를 지난달 중순께 포착했다. 미 백악관에도 이같은 내용이 공유됐다. 이 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군 수뇌부가 핵무기 사용을 논했다는 사실만으로 미국 정부에 경고음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는 전황이 불리한 걸 넘어 러시아군의 절박함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이 허언이 아니라는 것도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미 정부 관계자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공격을 준비하기 위해 핵무기를 제자리에 배치하거나, 다른 전술적 조치를 취한다는 증거는 아직 보지 못했다”고 했다.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와 관련해 “우리는 최선을 다해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 중이라는 징후는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는 러시아가 전술핵 무기 2000여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술핵무기가 직접 사용된 적은 없지만 포탄, 미사일 등의 탄두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NYT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밀려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다시 핵무기 카드를 꺼내 드는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