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사흘 남았다. 끝내라"…14일 영국 위기 '초읽기'
영국 금융시장 불안이 영국은행의 시장 개입 종료일인 14일을 앞두고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은행은 지난 10일 국채 매입 규모를 하루 최대 100억 파운드로 확대하고, 마진콜에 처한 연기금을 위해 임시 레포 기구를 만들기로 했죠. 하지만 영국 국채 금리 상승세는 꺾지 못했습니다. 30년물 금리는 지난 금요일 4.389%에서 어제 4.67%로 치솟았습니다. 그러자 영국은행은 하루 만에 매입 대상에 인플레이션 연계 부채를 추가하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30년물 금리는 한때 4.848%까지 치솟았다가 소폭 떨어진 4.790%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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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럼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영국은행의 채권 매입 만료일인 10월 14일에 동그라미를 쳐놓았다. 만약 채권 매입을 이어가지 않으면 영국 국채에서 또 다른 탈출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TS롬바드의 다리오 퍼킨스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매일 새로운 대책을 발표해야 하는 건 위기 단계"라면서 "영국은행이 자동차에 바퀴를 좀 더 잘 고정했지만 이는 더 빨리 벽으로 몰고 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번 사태를 일으킨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고수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IMF의 피에르-올리버 그린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정부의 세금 및 지출 정책이 성장을 늦춰 높은 인플레이션을 길들이려는 중앙은행의 노력에 역행하고 있다"라며 "차 한 대에 두 사람이 각자 운전대를 갖고 다른 방향으로 조종하려고 하는 것과 같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영국이 흔들리면 영국만 흔들리는 건 아닐 것입니다. ING는 "19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공격적이고 가차 없는 Fed의 긴축이 몇몇 사상자를 내기 시작했다. 영국 금융시장의 상처는 자초한 것이지만, Fed가 만들어낸 빡빡한 유동성이 잘못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콜럼버스 데이로 하루를 쉰 미국 채권시장도 11일(미 동부시간) 새벽부터 영국 채권시장의 불안한 움직임에 반응했습니다. 영국 금리가 치솟자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새벽 한때 4.005%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9월 말 이후 다시 4%를 터치한 것입니다. 영국은행의 추가 대책 발표 이후 시장이 약간 진정되면서 금리는 조금씩 하락해 3.86%까지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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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0.5% 수준의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개장 전 요동치던 금리가 하락 안정세를 보이자, 지수는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3대 지수는 오전 11시 반이 넘자 모두 플러스권으로 회복됐고 다우 지수는 한때 1.4%까지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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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다시 영국에서 터졌습니다. 영국은행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가 연기금들에 오는 14일 채권 매입 종료 전까지 모든 포지션 재조정을 마칠 것을 주문했다고 밝힌 것입니다. 베일리 총재는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금융연구소(IIF) 행사에서 "우리는 이번 주말까지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서 나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리는 연기금의 포지션 재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관련 펀드와 금융사에 보내는 메시지는 '사흘 남았다. 그때까지 모든 걸 끝내라'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오늘 영국 연기금협회는 성명을 내고 "많은 연기금이 영국은행의 채권시장 개입이 10월 31일까지 혹은 그 이후까지 연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거부한 것이죠. 그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통화정책 도구가 아니며 일시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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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앞으로 사흘간 영국 연기금들의 추가 자산 매각으로 영국의 채권 금리가 치솟을 수 있습니다. 내일 아침 영국 시장과 금리를 주시해야 합니다. 1.115달러에 거래되던 영국 파운드화는 순식간에 1.098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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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리 총재의 말이 보도된 직후인 오후 2시 25분 금리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플러스권에 있던 3대 지수는 폭포수처럼 떨어졌습니다. 오후 3시 16분께 나스닥은 1.8%가 넘게 하락했습니다. 장 막판 소폭 반등한 끝에 다우는 0.12% 상승했지만, S&P500 지수는 0.65%, 나스닥은 1.1%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닷새 연속 하락했습니다. 또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3bp 오른 3.923%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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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진원은 영국만이 아닙니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지난 5일 Fed와의 통화 스와프 라인을 통해 31억 달러를 가져갔다는 소식이 나온 것도 불안감을 자극했습니다. 큰돈은 아니지만, 스위스는 왜 달러가 필요했을까요? 신용 위기설이 나도는 크레디 스위스에 대한 지원 때문이라는 확인되지 않는 루머가 나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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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은 이처럼 채권시장에서 크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의 공격적 긴축, 경기 침체 우려, 혹시 모를 금융 사고(위기) 걱정 등이 모두 반영되고 있는 탓입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 긴축(QT)을 가속하는 것도 금리 상승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Fed는 9월부터 QT 규모를 이전보다 두 배 많은 950억 달러로 높였고요. 뉴욕 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 7일 기준금리를 제약적 영역으로 추가 인상하는 것 외에도 대차대조표를 "상당한 속도로" 축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요즘 월가에서는 채권시장 유동성이 최악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국채 매수 주체가 사라졌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오늘도 40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이 있었는데, 발행금리가 4.318%로 결정되어 발행 당시 시장 금리(WI) 4.310%보다 0.8bp 높았습니다.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선방'이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응찰률이 2.567배로 과거 6번 평균(2.492배)보다 높았고 발행금리가 시장금리보다 그렇게 높게 결정되지는 않았다는 것이죠. 워낙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말라버린 상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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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채에 대한 구조적 수요 부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미 국채를 사들이던 세 축인 상업은행, 외국 정부, 그리고 Fed가 모두 시장에서 물러나고 있는 탓입니다. JP모건에 따르면 Fed가 올해 국채 보유량을 1800억 달러 감축했고 미국 상업은행의 국채 총보유량도 올해 600억 달러 감소했습니다. 2020~2021년 7000억 달러 이상 늘어난 것과 상반됩니다. 예금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해외 투자자들은 엄청나게 오른 환 헤지 비용으로 인해 매수가 어렵습니다. 환 헤지 비용은 각국의 금리 차에 기반하는데 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금리가 급등한 탓입니다. 게다가 일본 등은 환율 방어용 달러 조달을 위해 미 국채를 팔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습니다. 실제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미 국채를 팔고 있습니다. JP모건에 따르면 외국 중앙은행의 공식 집계 보유액도 지난 6개월 동안 500억 달러 감소했습니다. JP모건은 “이들 3가지 유형의 투자자들의 수요가 동시에 모두 마이너스인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에 수급의 반전이 놀랍다”라면서 "새로운 구매자가 등장하더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금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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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가 CNBC와의 인터뷰에서 6~9개월 내로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발언했는데요. 그 이유 중 하나로 QT를 들었습니다. 다이먼은 "기준금리는 조금 더 올라갈 것이고, 양적 긴축(QT)도 과거 전례가 없던 규모"라며 "그 효과로 인해 전 세계의 채권시장은 약화했으며, 사람들은 미 국채를 팔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경제 활동, 그리고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현 상황입니다.

이런 금리 상승세를 누르고 있는 게 있습니다. 바로 경기 침체 우려입니다. 오늘만 해도 온갖 우울한 소식이 쏟아졌습니다.

① IMF "글로벌 경제에 폭풍"…성장률 세 번째 하향

IMF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2%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2.9%에서 2.7%로 낮췄습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하향 조정입니다. IMF는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으며 많은 사람에게 2023년은 경기 침체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선 올해 성장률 전망을 2.3%에서 1.6%로 낮추었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은 1.0%를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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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함께 발표한 '글로벌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는 지속적 인플레이션과 중국 경기둔화, 전쟁에 따른 불안 등을 근거로 "세계 경제에 폭풍 구름이 엄습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정책 입안자들이 "시장 유동성 부족, 무질서한 매도 또는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비정상적으로 어려운 불안한 금융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② 메스터 "미 침체 위험 경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향후 몇 년 동안 미국 경제가 한동안 침체에 빠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경제가 지속적 성장을 달성하려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아직 진전이 없다. 통화정책을 제약적인 수준으로 옮겨야 한다. 가장 큰 정책 위험은 Fed가 금리를 충분히 인상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올해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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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레이 달리오 "퍼펙트 스톰"

브릿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창립자는 "Fed가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경제적 고통을 확산시킬 '퍼펙트 스톰'이 형성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4.5% 이상의 기준금리는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라면서 "그것이 4.5%인지 아니면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하기 전에 그보다 훨씬 더 높게 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라고 지적했습니다.

④ 심각한 침체 온다…실업률 6.4%

노무라는 Fed가 기준금리를 5.25%~5.5%까지 올린 뒤 경제가 침체를 맞으면 2023년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4~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고, 내년 실질 성장률은 -1.6%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전 예측보다 침체 정도가 더 심각할 것이란 뜻입니다. 이렇게 침체가 심각하고 장기화하면서 미국의 실업률은 6.4%까지 치솟을 것으로 봤습니다.

⑤ 움츠러드는 미국 소비자

뉴욕 연방은행의 9월 가계 조사에서 내년 가계 지출 기대치는 6%로 집계되어 올 1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8월 7.8%에서 큰 폭으로 감소한 것입니다. 월간 감소 폭도 2013년 6월 이후 9년 만에 최대였습니다.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단기(1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5.4%로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8월 5.75%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⑥ 중국의 코로나 봉쇄 5년 유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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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10일 기준 감염자가 50여 일 만에 다시 2000명을 넘어서면서 상하이 등에선 재봉쇄 공포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16일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인력 이동 제한 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애초 시진핑 주석이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면 코로나 봉쇄 정책을 풀 것이란 기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 주석이 국가주석으로 재선임되는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까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관료들을 긴장시키고 국민 통제를 강화하는 효과를 거둔 만큼 지도부가 쉽게 내려놓지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인민일보는 어제 '코로나 방역 정책에 대한 믿음과 인내심을 증강해야 한다'라며 "탕핑(포기)에는 활로가 없고 지키는 것이야말로 승리"라고 썼습니다. 시 주석의 최측근 중 하나로 꼽히는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는 지난 6월 향후 5년 중점 사업 중 하나로 '상시화된 전염병 예방과 통제'를 제시했습니다. 이에 '5년 유지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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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욕 증시에서는 JP모건이 2.89% 급락하는 등 금융주가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JP모건의 주가는 지난 한 달간 15.44%나 떨어졌습니다. 오는 14일 시작되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금융주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UBS 자산운용의 솔리타 마르셀리 미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 변동성이 3분기에 은행의 투자은행, 자산관리 사업 등에 압박을 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월가 은행들이 부실 대출로 인해 발생할 잠재적 손실을 메우기 위해 3분기 45억 달러 규모의 충당금을 설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대손충당금 규모는 3분기 연속 증가한 것입니다. 경기 침체와 기업 부도 사태 등에 대비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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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트와 우버는 각각 12%, 10% 폭락했습니다. 미 노동부가 긱(gig) 노동자를 독립계약자가 아닌 피고용인으로 재분류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발표한 탓입니다. 이렇게 되면 회사의 비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도어대시 주가도 6%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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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지수는 이제 장기 지지선인 200주(1000일) 이동평균선에 바로 위에 있습니다. 최고점에서 25% 하락한 곳이기도 하고, 팬데믹 이후 최저점과 최고점의 딱 중간 지점이기도 합니다. 월가에서는 이 선에서 지지가 무너진다면 3000선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기술적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비관론자'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월가의 기업 실적 전망치가 너무 높다는 게 명확해지기 전까지 향후 2주 동안 주식은 상승과 하락 양방향 위험을 나타낼 수 있고 S&P500 지수는 약 3600에서 200주 이동평균선을 방어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선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단기적으로 13일 발표될 9월 소비자물가(CPI)에 달려 있습니다. JP모간 트레이딩 데스크는 "CPI 지수가 너무 높게 나오면 증시가 5%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9월 13일 8월 CPI 데이터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됐던 당시 S&P500 지수의 하루 낙폭은 4.3%에 달했는데, 그때보다도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겁니다. JP모간이 예상하는 9월 CPI 예상치는 전년 대비 8.1% 상승입니다. CPI가 8.1~8.3% 상승 수준으로 나와도 시장이 1.5~2% 하락할 수 있다고도 예상했습니다. 반대로 8% 아래 정확히 7.9% 미만으로 내려온다면 시장은 2~3%의 상승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만약 CPI가 좋게 나온다면 큰 폭 반등할 수도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어제 Fed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긴축 효과에 주의를 기울이겠다'라는 식으로 발언했는데, 인플레이션이 좋게 나오면 그 발언의 효과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변동성지수(VIX)는 3.64% 올라 33.63까지 올랐습니다. 올해 6월 랠리는 VIX가 34까지 치솟은 뒤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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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지난주 고객들은 주식을 순매수했고, 5주 연속 순유입액을 더하면 61억 달러로 2008년 이후 세 번째로 많았습니다. Bofa는 "지난주 흐름은 투자자들이 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믿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S&P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가 300명의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위험 선호도가 9월 -16%에서 10월 +3%로 상승했습니다. 작년 12월 이후 가장 낙관적 수치입니다. 주식이 너무 많이 내린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보고서는 "2020년 10월 데이터가 처음 수집된 이후 처음으로 밸류에이션이 더이상 미국 주식에 걸림돌로 여겨지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등을 위한 조건을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CPI 수치가 도와줄까요? 그것이 문제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