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중앙은행(BOE)이 10일 시장 안정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다. BOE는 긴급 장기 국채 매입을 오는 14일 예정대로 끝내되 그 이후에도 연기금 등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겠다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영국 재무부도 중기 재정계획을 3주 앞당겨 공개하기로 했다.

BOE는 이날부터 장기 국채 매입 종료일인 14일까지 5거래일 동안 하루 매입 한도를 기존 50억파운드에서 100억파운드(약 15조8000억원)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의 감세 정책 발표로 영국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 가격 폭락)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자 BOE는 지난달 28일 장기 국채를 2주 동안 매입하겠다는 긴급 조치를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BOE의 장기 국채 매입이 끝나면 영국 금융시장이 또다시 혼란에 빠져들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영국 연기금의 주요 투자 전략인 부채연계투자(LDI) 때문이다. LDI는 부채에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기법인데 국채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하면 연기금은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을 당하고,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게 된다.

이를 의식한 BOE는 “LDI 관련 펀드가 국채 금리 급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추가 조치를 공개했다. 환매조건부채권(RP) 시설 활용이다. 금융사는 국채 등을 담보로 활용해 RP 시설에서 자금을 조달, 유동성에 숨통을 틀 수 있다. BOE는 다음달 10일까지 TECRF에서 금융사가 다양한 담보를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은 오는 31일 독립기구인 예산책임청(OBR)의 재정 전망을 포함한 중기 재정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콰텡 장관은 원래 이를 다음달 23일 발표할 예정이었다.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늑장 대응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