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기존 2.9%에서 재차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 높은 불확실성이 경제 성장을 짓누를 것이란 전망에서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6일(현지시간) 조지타운대 연설에서 "우리는 다음 주(11일)에 경기침체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라며 이같이 예고했다. IMF가 이번에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가 된다. 다만 올해 성장률 예측치는 기존 3.2%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모든 대륙의 기후 재앙 등으로 인한 충격을 감안할 때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면서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대적인 예측 가능성의 세계에서 더 큰 불확실성, 더 높은 경제적 변동성, 더 빈번한 자연재해, 지정학적 갈등으로의 근본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유럽의 에너지 대란,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등 주요 국가가 겪고 있는 경제 위기를 언급했다. 이는 높은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에 타격을 입은 개발도상국의 수출 위축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부터 2026년까지 독일 경제 규모에 해당하는 약 4조달러(약 5400조원)의 세계적인 손실을 예상한다"면서 "이는 세계 경제에 엄청난 후퇴"라고 말했다. 다만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세계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투쟁에서 노선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고강도 긴축정책을 지지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