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캐나다 국제 오토쇼에 전시된 테슬라 모델3. /사진=REUTERS
지난 2020년 캐나다 국제 오토쇼에 전시된 테슬라 모델3. /사진=REUTERS
테슬라가 운전 보조 기능과 자율주행에서 카메라만 쓰기 위해 이달부터 차량 초음파센서(ultrasonic sensors)를 제거한다. 지난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향후 수개월 간 전 세계 생산되는 모델3와 모델Y에 초음파센서를 뺀다. 내년에는 고가 차량인 모델S와 모델X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 초음파센서는 주행 중 차간 거리를 유지하고 주차 중 가까운 물체를 감지하는 데 사용된다. 현재 테슬라 차량에는 전면과 후면 범퍼에 12개의 초음파센서가 달려 있다.

샘 아부엘사미드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Guidehouse Insights) 연구원은 “초음파센서는 매우 저렴한 부품으로 테슬라는 차 한 대당 몇 달러를 절감할 것”이라며 “반도체 칩 역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 등의 여파로 작년 5월부터 북미 시장에 출시하는 모델3와 모델Y의 레이더(Radar) 센서를 제거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베이징 테슬라 매장에 전시된 모델3의 운전대. /사진=AFP
중국 베이징 테슬라 매장에 전시된 모델3의 운전대. /사진=AFP
테슬라는 “이번 변화로 자동 주차 및 소환 등의 기능이 일시적 제한되지만, 충돌 안전 등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값비싼 라이다(Lidar) 대신 카메라와 인공지능(AI)에 의존하는 ‘완전 비전 중심 방식(Heavily Vision-based Approach)’이다. 운전자들이 주행한 데이터(작년 기준 51억 마일)를 AI에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자율주행을 개발하고 있다. 초음파센서를 제거한 것도 이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라이다는 비싸고 사용하기 어렵다”며 “바보들이나 쓰는 장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라즈 라즈쿠마 카네기멜런대 전기‧컴퓨터공학 교수는 “테슬라의 이번 행보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될지 그 반대가 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필립 쿱만 카네기멜런대 교수도 “카메라가 차 근처를 얼마나 잘 볼 수 있는지가 문제”라며 “때때로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한 테슬라 연구원은 트위터로 “주행 안전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지만, 수동 주차 안전엔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테슬라 전문 매체 테슬라라티(Teslarati)엔 “테슬라는 카메라만으로 초음파센서가 달린 차량만큼 안전하다는 확신이 있는가” “테슬라는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결국 해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센서를 제거하는 만큼 카메라를 더 달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테슬람 X랩’은
2020년대 ‘모빌리티 혁명’을 이끌어갈 테슬라와 머스크에 대해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뉴스를 전합니다. 기성 언론들이 다루지 않는 '테슬라 팬'들의 이슈도 관심사입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면 매주 기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