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투바 공화국 등 러 빈곤지역, 입대자 가족에 식료품 제공
"남편 데려가고 몇 주간 먹을 것 주는 셈" 비판도
"참전시 생선 5kg 증정"…입대 인센티브로 먹거리 내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자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내린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 '공짜 생선' 등이 입대자 가족에 대한 인센티브로 제시돼 눈길을 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사할린주의 통합러시아당 지역 대표 미하일 슈바로프는 전날 사할린 지방정부가 입대자 가족에게 도다리와 명태, 연어 등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할린 지방정부와 수산업계가 합의하면서 9t 상당의 신선한 냉동 생선이 (입대 인센티브로) 할당됐다"며 "자원봉사자 180여명이 전쟁에 동원된 장병이 있는 가정에 생선 5∼6㎏씩을 곧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바로프는 앞으로도 입대자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조처가 잇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당국이 입대 인센티브로 식료품 등 현물을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동시베리아에 위치한 러시아 연방 내 자치공화국인 투바 공화국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참전한 사람이 있는 가정에 양 한 마리와 석탄, 밀가루 50㎏, 감자 2자루씩을 제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할린과 투바 공화국은 러시아 내에서 빈곤 지역으로 여겨진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인 안톤 바르바신은 식료품을 입대 인센티브로 내건 것은 러시아 주민이 겪는 빈곤 실태를 극명히 보여준다면서 "이건 '남편을 데려가면 몇 주간 먹을 것이 생긴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전쟁 장기화로 인명 손실이 커지면서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8개월간 발생한 전사자를 약 6천 명으로 집계하고 있으나, 서방 전문가들은 5만명이 넘는 러시아군 병사가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병력 보충을 위해 예비역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발령했지만, 징집 대상자들의 국외 탈출이 이어지는 등 반발이 거센 실정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동원령 발령 이후 국경을 넘어 도피한 러시아인의 수가 20만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다만,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4일 국방부 영상회의에서 동원령 발령 후 약 2주만인 현재까지 신병 20만여명을 확보했으며 이들을 상대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