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난 속 전국 80%에 전력공급 끊어져…병원·공장 등 혼란
방글라데시 '대정전', 7시간만에 대부분 복구…사고조사 착수
에너지난 속에 방글라데시 전역을 덮쳤던 '대정전 사태'가 7시간만에 마무리되고 전력이 복구됐다고 방글라데시 매체와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일간 데일리스타는 전날 오후 2시5분부터 시작된 정전은 7시간만에 대부분 복구돼 전국 90% 지역에 전력이 공급됐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 전력청(PGCB)의 대변인인 바드루도자 수몬은 "오후 5시 다카의 총리 관저 인근 지역을 시작으로 오후 9시까지 다카 등 전국 주요 지역 전력이 복구됐다"고 밝혔다.

남은 일부 정전 지역도 전날 밤 11시까지 대부분 전력 공급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북서부 일부를 제외한 다카, 치타공, 실헤트, 쿠밀리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전원 공급이 끊어졌다.

국영 방글라데시전력개발위원회(BPDB) 측은 동부 지역 송전망에서 고장이 발생한 후 전국 약 75∼80%에 전력이 공급되지 못해 약 1억3천만명이 정전 사태를 맞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국가 전력망 중 일부가 마비된 상태에서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높아지자 과부하가 걸리며 연결망이 차례로 셧다운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날 방글라데시의 최대 전력 수요는 예상치 1만3천800㎿보다 3% 이상 많았다.

다만 애초 송전망 장애가 발생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이에 전력청은 5인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예고 없이 여러 시간 광범위한 정전이 발생하면서 전국 곳곳은 혼란에 빠졌다.

병원은 비상 발전기를 가동했고, 사람들은 양초나 발전기용 연료를 구하기 위해 상점과 주유소에 줄을 섰다.

공장 가동에도 지장이 발생했다.

의류제조수출인협회 부회장인 샤히둘라 아짐은 로이터통신에 "정전 발생 후 발전기를 가동했지만 긴 시간을 돌릴 수 없어 사무실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2014년 11월에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약 12시간 '블랙아웃'에 시달리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경제는 의류 산업을 앞세워 2016년 이후 연평균 7∼8%대의 고속성장을 이어오다가 코로나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경제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지난 8월 초에는 기름값을 약 50%나 전격적으로 인상했고 일부 발전소 가동도 중단되면서 하루 10시간 이상씩 정전되는 곳도 속출했다.

월간 물가 상승률도 5월 7.4%, 6월 7.6%, 7월 7.5%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정부는 경제 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평가한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최근 "우리는 부채 비율이 매우 낮으며 스리랑카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지국장인 라훌 아난드도 최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는 (경제) 위기 상황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