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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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하루새 5% 이상 뛰었다. 미국 국채금리의 급등세와 달러 강세가 잦아들고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오르자 위험자산, 원자재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천연가스 11월물 가격은 MMBtu(열량 단위·25만㎉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6.84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5.67% 올랐다. 올 겨울 유럽과 미국의 에너지 대란 우려가 잦아들며 사흘 연속 하락했던 천연가스 가격은 나흘 만에 비교적 큰 폭으로 반등했다.
美 국채금리 하락에…천연가스 5% 반등·금 '3주 최고'[원자재 포커스]
에너지 대란을 피하기 위해 유럽 각국은 가스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영국 정부는 노르웨이·카타르와 천연가스 장기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더 타임스에 따르면 제이컵 리스-모그 영국 산업부 장관은 두 국가와 가스 공급계약 협상을 진행중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영국이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업체 에퀴노르와 20년 가스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올 겨울 정전 사태를 우려하고 있는 영국은 계약이 성사되면 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가계 에너지 요금이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유럽연합(EU)의 정상들은 천연가스 가격상한제 도입을 추진중이다. 전날 로이터는 오는 7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에 가격상한제를 통해 가스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달러 약세 영향으로 금, 은 등 귀금속 가격도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1.7% 오른 온스당 1730.5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12일 이후 최고가다. 은 선물도 2.5% 상승한 온스당 21.09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27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금속 가격이 지난 6개월간 하락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상승 모멘텀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은 통상적으로 경기침체 불안으로 각종 금융 상품이 추락할 때 안전자산 역할을 한다. 희소성이 있고,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기 때문이다. 금은 현물이기 때문에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고물가 시기에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하지만 최근 고물가와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자 약세를 보였다.

귀금속 가격의 반등은 일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고강도 긴축을 지속하면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가 재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는 이날 뉴스레터에서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가 완화하자 금과 은 선물이 최근 손실을 일부 만회하고 있다"면서도 "추세적으로는 여전히 약세"라고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