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텡 재무장관과 긴급 심야회의…각료들 부정적 의견 전달받고 감세안 전격 철회
일요일밤에 무슨 일이?…버티던 英트러스 "게임 끝났다" 극적 유턴
"게임은 끝났다.

"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막판까지 고수하던 감세안을 3일(현지시간) 전격 철회한 것은 전날 한밤중 호텔에서 소집한 긴급 회의가 결정타가 됐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더타임스 등이 전했다.

트러스 총리는 전날 오전만 해도 감세안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확언했으나, 이날 오전 갑자기 말을 바꿔 이를 철회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같이 24시간도 안 돼 입장이 돌변한 것은 지방 출장길에 오른 트러스 총리가 밤사이 심야 회의에서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 매체의 전언이다.

버밍엄 행사에 참석 중이던 트러스 총리는 일요일인 이날 자정이 되기까지 하얏트호텔 스위트 객실에서 쿼지 콰텡 재무부 장관과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트러스 총리는 객실에서 각 부처 장관이 보내온 감세안과 관련한 입장을 취합했는데 "대체로 부정적" 의견이었다는 게 당시 회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감세안에 대해 "고통을 겪을 만큼의 가치는 없다"며 "정치적, 대외적 측면에서 볼 때 우리는 종기를 제거해야 했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트러스 총리와 콰텡 장관은 "게임이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고, 몇 시간 뒤 동이 트면서 감세안 철회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처럼 트러스 총리의 180도 입장 선회가 번복이 급박하게 이뤄지면서 일부 장관은 감세안 철회와 관련한 동향을 사전에 전혀 전달받지 못했으며, 아침이 되고 나서야 언론 보도를 통해 이를 알게 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이른바 '트러스노믹스'라고 불린 450억 파운드(약 73조 원) 규모의 대규모 감세안은 세계 금융시장에 혼돈을 가져온 지 열흘 만에 백지화됐다.

트러스 총리는 취임 직후 야심작으로 이번 감세안을 밀어붙이려 했지만, 야당은 물론 친정인 보수당에서도 공세가 터져 나오면서 '부자 감세' 논란의 핵심이었던 소득세 최고세율안을 전격 철회하는 백기를 들었다.

일요일밤에 무슨 일이?…버티던 英트러스 "게임 끝났다" 극적 유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