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 회색지대 충돌 대비한 對중국 전파전 강화
대만 국방부가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기 위한 중국의 회색지대 충돌에 대비한 대(對)중국 전파전 강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 군사정보국(MIB)은 2023년 1억 대만달러(약 45억2천만원)을 투입해 신형 단파안테나 기지를 구축, '대북 방송'과 같은 형태의 대중국 방송 강화에 나선다.

대만군 측은 이번 신형 단파안테나를 이용한 방송을 통해 중국에 대한 대만의 방송 콘텐츠 전송 외에 선전 전파 및 정보작전 수행과 연락 임무 등을 새롭게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정보국의 이같은 행보가 유사 시 단파 방송을 통한 해외 정보 요원에 대한 중국의 작전 명령 하달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보는 설명했다.

대만 국방부 군사정보국 소속이었던 푸싱(復興) 라디오 방송국(FHBS)은 현재 정치작전국의 방송대대가 관할하고 있으며 채널 2개 외에 중국에 대만의 풍습과 생활상을 소개하는 단파망도 운영하고 있다.

1957년 8월 1일 개국한 FHBS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개시 전에 정보 라디오 방송국이 방송을 통해 프랑스 레지스탕스를 동원한 것처럼 정보 통신 임무 수행을 위해 설립됐다.

한 입법위원(국회의원)은 대만군의 정보 라디오 방송국이 중국의 광둥, 광시, 하이난, 홍콩, 마카오 등 화난 지역, 후베이, 저장, 허난 등 화중 지역, 허베이, 산시, 베이징 등 화베이 지역 및 동남 연해까지 송신이 가능하지만 시설이 낙후돼 군사정보국이 시설 개선 및 송신 기지 이전 등을 위한 '다퉁(達通) 프로젝트'의 가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 중국인민라디오방송(CNR·央廣網)의 프로그램이 단파 방송을 통해 대만의 북부 단수이에서 남부 타이난 지구까지 수신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군의 중국에 대한 단파 방송 강화 계획으로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간의 또다른 전파전의 전장이 열리는 것을 두고 미국 측 정보 부서가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전날 중국군이 대만에 대한 회색지대 충돌을 위한 수단으로 심리전 전용 군용기를 구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공군이 윈(Y)-8 군용기를 개조해 심리전 방송을 위한 단파 무선 방송 등의 기자재를 구비한 '가오신(高新) 7호'를 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군, 회색지대 충돌 대비한 對중국 전파전 강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