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유럽을 잇는 해저 천연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의 가스 누출이 모두 그쳤다. 다만 사고 원인 규명하고 가스관이 복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덴마크 에너지청은 2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가스관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측이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관 압력이 안정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알려왔다"며 누출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전날 덴마크 에너지청은 노르트스트림2 누출이 멈췄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표로 파손 정도가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노르트스트림1의 누출도 그치며 노르트스트림 가스 누출이 모두 멈춘 셈이다.

울리히 리세크 노르트스트림 AG 대변인은 AFP통신에 "수압에 의해 가스관 파손지점이 거의 막혀 가스관 내부에 있는 가스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가스가 새면서 가스관 내부의 기압이 떨어졌고, 이에 따라 주변 바닷물과 가스 간 압력 평형(equilibrium) 현상이 발생해 일시적으로 누출이 멈췄다는 의미다. 남아 있는 가스양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저 가스관 특성상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현장 접근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조사 주체와 방식을 정하는 것도 난제다. 누출 지점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덴마크와 스웨덴 해역이지만, 노르트스트림 운영사인 AG의 최대 주주가 러시아 국영기업인 가스프롬이다. 러시아와 서방 사고의 배후를 두고 서로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독일은 누출 해역을 관할하는 덴마크 및 스웨덴 당국과 합동조사 의지를 내비쳤지만 러시아는 자국이 가스관 소유주이므로 관련 조사에서 배제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가스관이 복구될 수 있는 시점도 불투명하다. 세르게이 쿠프리야노프 가스프롬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화상 설명을 통해 이전에는 이번과 같은 누출 사고가 없었기에 복구 완료 시점을 정해놓을 수 없다고 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복구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스관 내부로 바닷물 유입이 본격화되면 철강이 소금물에 의해 부식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6∼27일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를 지나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3곳에서 대형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누출 지점이 확인됐다. 이후 누출 지점이 1곳 추가로 발견되면서 안전사고 및 환경피해 우려가 고조됐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