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1일(현지시간) 동부지역 요충지인 리만을 탈환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점령지 네 곳을 합병한 지 하루 만에 ‘뼈아픈’ 반격을 당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리만을 장악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리만 지역에서 러시아 국기를 제거하고 우크라이나 국기를 꽂았다. 같은 날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군이 리만에서 퇴각했다고 인정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하르키우주 상당 부분을 수복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거둔 최대 전과라고 평가했다.

리만은 동부 도네츠크주의 관문 도시다. 그동안 러시아는 리만을 동부의 핵심 병참 기지로 활용해 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리만을 탈환하면서 러시아 군의 보급 및 병력 이동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돈바스(도네츠크 루한스크)에서 진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전쟁 이후 처음으로 오데사를 찾았다. 이를 두고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 전차를 지원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 네 곳(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주)의 합병조약에 서명한 지 하루 만에 리만을 빼앗기자 러시아 내부에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러시아군의 일원으로 우크라이나전쟁에 참전한 람잔 카디로프 체첸자치공화국 정부 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국경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구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이 자국 영토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핵무기를 쓸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우려를 내놨다.

이날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 투표에서 러시아는 이사국 연임에 실패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문제 삼으며 서방 국가들이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