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달러' 토지보상금 지급 중단되자 유럽 각국서 법적 절차
페트로나스 "근거 없는 행동에 맞서 법적 지위 방어"
말레이 국영석유기업, 술탄 후손 '자산 압류' 소송에 "맞대응"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나스가 과거 술루 술탄국의 후손들이 정부를 상대로 21조원대의 토지 보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유럽 각국에서 자산 압류 절차에 들어가자 맞대응 방침을 밝혔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트로나스는 이메일 입장문을 통해 "이들이 보상금을 타기 위해 자사를 겨냥해 취한 행동은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법적인 지위를 방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술루 술탄국 후손들은 지난달 29일 네덜란드 헤이그 항소법원에 현지에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자산 압류를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에 사바주(州)를 통치했던 술루 술탄의 후손들은 거액의 토지 보상금을 놓고 말레이시아 정부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술루 술탄국은 영국이 말레이시아를 식민 통치하던 지난 1878년 노스보르네오컴퍼니와 사바 지역 이용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말레이시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해당 계약에 관한 권리를 모두 인수한 뒤 과거 술루 술탄의 지배권을 인정하면서 그의 후손들은 매년 일정액의 보상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2013년 말레이시아 정부가 입장을 바꾸고 보상금 지급을 중단하자 후손들은 해외에서 소송전에 나섰다.

올해 2월 프랑스 중재법원은 149억달러(21조4천억원) 규모의 토지 보상금 지급 판결을 내리면서 후손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가 곧바로 이의를 제기하자 지난 7월 파리 항소법원은 지급 이행 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후손들은 룩셈부르크에서 말레이시아 국영기업인 페트로나스를 상대로 자산 압류 소송을 낸 데 이어 네덜란드에서도 법적 절차에 나선 것이다.

룩셈부르크 법원은 현재 페트로나스 자회사 2곳의 자산을 압류한 상태다.

한편 소송전에 나선 술루 술탄의 후손들은 필리핀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술탄의 후손들은 필리핀의 열대우림 섬이나 보르네오섬 등으로 이동한 뒤 대대로 거주해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