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민 최소 6명 물려 죽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30㎞ 떨어진 키암부 카운티의 냐카바 마을에 사는 라이언 은조로게(9)는 지난달 1일 저녁 소변을 보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 실종됐다.

가족들은 라이언을 찾기 위해 밤새도록 미친 듯이 주위를 돌아다녔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네이션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틀 뒤, 오전 10시께 수색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은 라이언이 입고 있던 너덜너덜한 옷 조각과 짐승이 먹다 남은 것으로 보이는 갈비뼈와 척추뼈 조각을 발견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근 채석장에서 일하던 사무엘 강아(29)가 냐카바 마을을 지나 귀가하다 약 20마리의 하이에나 무리에게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이 지역 마을 여러 곳에서 지난 1년간 하이에나의 공격에 12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보고됐다.

주민들은 최근 마을 부근에서 8∼15마리로 이루어진 여러 무리의 하이에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지역 책임자인 무추이 무이루리는 올해 들어 6명이 숨졌지만,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보고되지 않은 건도 있다고 전했다.

주민인 실비아 왕가레는 "저녁 7시가 되면 항상 하이에나의 낄낄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아무도 감히 집에서 나올 수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하이에나가 출몰하는 이유로는 해당 지역에서 개발이 이어지면서 서식지를 잃어 먹잇감을 찾아 민가로 접근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10년 동안 이 지역은 부동산 개발과 새로운 정착지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이곳으로 이주한 수백 가구는 하이에나 소굴로 이사한 셈이다.

또한, 수백 개의 채석장이 생기면서 "하이에나가 서식지에서 쫓겨났다.

이들이 먹이로 삼던 얼룩말, 영양, 산토끼 등 야생동물이 사라지면서 주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무이루리는 설명했다.

이제 지역 주민들은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 부과한 통행금지 규칙을 따르고 있다.

매일 저녁 어둠이 깔리면 하이에나들은 밤을 지배하는 자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일깨워주며 두려운 '웃음소리'를 내고 있다.

케냐 수도 외곽 주민들, 하이에나 떼 출몰에 '잠 못 드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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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