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싱크탱크 "우크라 전쟁서 머스크 등 IT거물 역할 주시해야"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과 중국 관계에 장기 영향을 끼칠 것이며 중국은 국제 분쟁에서 일론 머스크 같은 정보기술(IT) 거물의 역할을 주시해야 한다고 중국 관영 싱크탱크가 지적했다.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의 리옌 부원장은 지난 19일 펴낸 논평에서 중국이 안보 압력을 예상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전했다.

리 부원장은 "우크라이나 갈등은 서방 국가 간 역학을 재설정했고 이는 중국과 미국 간 상호작용의 배후에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사회가 점점 더 미중 관계를 서방 대 비서방의 경쟁 구도로 바라보고 있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블록은 중국과 러시아를 한데 묶음으로써 둘을 더 쉽게 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당한 것은 경제·금융 안보에서 중국이 직면할 잠재적 위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이 머스크 같은 국제 IT 거물의 관여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미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러시아 침공으로 통신 두절 위기에 놓였던 우크라이나에 지난 수개월간 1만5천개 안팎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단말기 키트를 전달했다.

스타링크는 가족이나 이웃 간 안부를 확인하거나 국제사회에 전황을 알리는 용도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전장에서도 우크라이나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휴대전화로 러시아군의 위치를 드론 부대나 포병대에 알려줄 때 스타링크를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부원장은 다른 서방 기술 기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4월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해커조직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벌인 사이버 공격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리 부원장의 논평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린 우즈베키스탄에서 회동한 이후 나왔다.

앞서 지난 2월 러시아와 '무제한 협력'을 공언하던 시 주석은 이번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에 의문과 우려를 표했다.

그동안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해왔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발언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미 국방부에서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드루 톰슨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공고히 한 것은 중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시진핑의 신뢰를 깎아 먹고, 발전에 도움이 되는 안정적인 국제 환경 유지에서 오는 중국의 이익을 해치면서 중국을 곤경에 빠트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