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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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내리면서 러시아에서 튀르키예로 가는 항공편이 매진되고 러시아 전국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과 독일 dpa 통신은 이날부터 주말까지 튀르키예로 향하는 항공편이 동원령 발표 수 시간 전에 이미 매진됐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항공의 웹사이트에서는 앞으로 3~4일간 모스크바에서 튀르키예 이스탄불·앙카라·안탈리아로 향하는 비행기 편을 구할 수 없게 됐다.

항공권 가격도 2배 넘게 급등했다. 모스크바발 이스탄불행 비행기표 최저가는 8만루블(약 184만원)에서 17만3000루블(약 398만원)로 뛰었다. 튀르키예 항공사인 페가수스 항공도 모스크바발 이스탄불행 비행기 편이 토요일까지 매진됐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5개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4개국이 러시아 관광객 입국을 불허하면서 육로를 통해 러시아를 빠져나가는 것도 힘들어졌다. 구글과 러시아 검색 사이트 얀덱스에서는 '징병을 피하는 방법' 등의 검색이 크게 늘었다.


또 AFP 통신은 OVD-인포를 인용해 러시아 24개 도시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에서 최소 425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에서는 시내 중심가에 모인 시위대가 "동원령 반대" 구호를 외치다 최소 50명이 경찰에 구금된 것으로 전해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적) 통합성 보호를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면서 예비군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동원 대상이 전체 2500만 명 예비군 중 30만 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상원은 전날 하원이 의결한 군기 위반 병사에 대한 처벌 강화법 개정안도 승인했다. 개정안은 동원령이나 계엄령 중 부대를 탈영한 병사에 대한 최대 형량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전투를 거부하거나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한 병사도 최대 10년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자발적으로 항복한 병사는 최대 10년, 약탈을 저지른 병사는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