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악명이 높은 인도에서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은행과 인도 정부는 운송 분야의 탈탄소화를 위해 전기차 구매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은행들을 대상으로 리스크 공유 보상시스템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협의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도 국가경제정책 기구 니티 아요그의 고위 관계자는 세계은행이 10억달러(약 1조4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인도 금융기관들에 전기차 대출 관련 연체가 발생했을 때 자금을 지원해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니티 아요그의 전 최고경영자(CEO) 아미타브 칸트는 이 프로젝트가 인도 금융기관의 전기차 대출 관련 연체의 위험 회피(헤지) 수단으로 활용되고 관련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의 은행들이 전기차의 보험료가 높고 중고차 시장도 작아서 전기차 관련 대출을 꺼려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부진한 전기차 보급으로 인해 운송 수단의 친환경 전환 비중이 미국이나 중국보다 뒤처져있다.

블룸버그NEF 분석 결과, 인도에서는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부족한 충전소 등으로 인해 204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5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비해 중국은 7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는 전체 배출가스의 13.5%를 차지하는 운송 분야의 탈탄소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애초 계획한 대로 2070년까지 '탄소 제로'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전기차 산업에 대한 투자가 2021년 60억달러(약 8조4천억원)에서 2030년 200억달러(약 28조원)로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전기 스쿠터와 전기 릭쇼(인력거 모양의 3륜차)가 4륜 전기차보다 보급 속도가 빠른 점을 감안해 이들 차량의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된 배터리로 교환해 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세계은행 '최악 대기오염' 인도 전기차 구매 지원 추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