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엔 주요 채권국에 재조정안 제시…"투명하게 진행할 것"
'국가부도' 스리랑카, IMF 협상 이어 인도와 채무조정 시작
'국가 부도' 상황 속에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안 예비 합의를 성사시킨 스리랑카가 주요 채권국 중 한 곳인 인도와 채무 재조정 협상을 시작했다.

스리랑카 주재 인도 대사관은 20일(현지시간) 인도와 스리랑카 관리들이 지난 16일 1라운드 채무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회담은 돈독한 분위기에서 열렸다"며 "인도는 장기 투자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스리랑카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는 스리랑카가 직면한 어려움을 개선해주기 위해 올해 이미 40억달러(약 5조5천700억원)를 지원했으며 35억달러(약 4조8천800억원)에 달하는 양자 협력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스리랑카는 지난 4월 IMF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이어 5월 18일부터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후 지난 1일 IMF와 29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안 실무진급 합의를 이룬 만큼 이제 채권국과 채무 재조정에 나서는 상황이다.

현재 스리랑카의 대외부채 규모는 510억달러(약 71조1천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280억달러(약 39조원)는 2027년까지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채권국은 중국, 일본, 인도 등이다.

스리랑카는 오는 23일에는 주요 채권국을 상대로 채무 재조정 계획도 제시할 예정이다.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전날 "채무 재조정 작업은 투명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며 모든 채권국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IMF는 "(스리랑카의) 채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금융 공백을 막으려면 스리랑카 채권자들의 채무 구제와 추가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서 기름, 식품, 비료, 의약품 등 생필품 부족난이 심각해졌다.

와중에 물가는 폭등했고 발전소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곳곳에 정전도 계속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