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화석연료 업체에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뜻을 재차 드러냈다. 식량 문제, 기후 문제 등에도 국제사회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화석연료 산업은 지구가 불타고 가계 예산이 줄어드는 가운데 보조금과 횡재 이익으로 수천억달러를 벌어들였다”며 “화석연료 기업들의 횡재 이익에 대한 세금 부과를 모든 선진국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3일 글로벌위기대응그룹 보고서 발간에 따른 기자회견에서도 횡재세 도입을 각국에 요청했던 바 있다. 영국은 북해의 석유·천연가스 생산업체에 수익의 25%를 횡재세로 부과하는 법안을 이미 통과시킨 상황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아이디어가 의회에서 제시됐지만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법안이 통과되진 못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식량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올해 충분한 식량이 있지만 분배가 문제”라며 “비료시장이 안정화하지 않으면 내년 문제는 식량 공급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산 비료 수출에 대해선 “남아있는 장벽을 모두 없애야 한다”며 “지금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세계적인 비료 부족이 식량 부족으로 번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기후 문제에 대해선 “자연과의 자살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온실 가스 감축을 강력 주장했다. 구테레스 사무총장은 “지구는 초토화 정책의 희생자”라며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에 도달할 희망을 가지려면 2030년까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자간 협의체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G20과 같은 다자협의체가) 지정학적 분열이라는 덫에 빠졌다”며 “이제 G20이 아니라 어떠한 협력도, 대화도 없는 'G낫싱(nothing)'이 될 위험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