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간주돼온 금이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주식 등 위험자산의 부진에도 6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근월물 국제 금값은 4월 이후 지금까지 14% 떨어지면서 월간 기준 6개월 연속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2018년 9월 이후 가장 긴 하락세이다.

금값은 한국시간 20일 오전 9시 2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55% 오른 트로이온스당 1천687.50달러(약 234만원)를 나타내고 있지만, 지난주에는 2.6% 내렸다.

이로써 금값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던 2020년 8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보다 20% 가까이 빠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초 기록한 올해 최고가 2천69.40달러보다는 8.2% 떨어진 상태이다.

올해 초 가격과 비교해도 약 8% 내리면서 2015년 이후 연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은 통상 안전자산으로 꼽혀 주식 같은 위험자산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3월 이후 증시가 약세인데도 금값도 1천650∼1천800달러 사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금값의 부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 전반을 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WSJ은 지적했다.

주가 하락에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현재와 같은 금리 인상 시기에는 금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수익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국채 등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의 초강세도 금값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거의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금 매수 비용이 증가한 것이 금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 리퍼에 따르면 귀금속 관련 펀드·상장지수펀드(ETF)에서 12주 연속 자금이 순유출했다.

세계 최대 금 현물 투자 ETF인 'SPDR 골드 셰어스'는 이달 들어 2% 이상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금값이 금리 인상의 여파로 4분기에도 하락, 평균 1천650달러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시장의 기대처럼 연준이 내년 초 금리 인상 속도를 줄여야 금값이 반등할 것이라면서 내년 말에는 금값이 1천820달러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금, 안전자산 맞나?…증시 부진에도 반년째 연속 하락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