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에서 첫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발생하자 중국 보건당국 고위 당국자가 "외국인과 피부 접촉하지 말라"는 방역 지침을 내놔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인을 코로나19의 진원이라 하는 것과 다를 게 뭐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쭌유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수석전염병학자는 지난 17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원숭이두창 감염을 예방하려면 외국인과, 최근 3주 이내에 해외에 다녀온 사람과 피부 접촉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썼다. 또 낯선 사람과 피부 접촉을 자제할 것, 공중화장실에선 1회용 커버를 쓸 것 등도 권유했다.

이에 대해 다수 중국인이 '인종차별적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현재 중국 내 외국인 대부분은 코로나19 통제 때문에 수년 동안 외국에 나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웨이보 사용자는 "서방에서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주장할 때 중국의 많은 외국인이 '중국인은 바이러스가 아니다'고 항변해 줬다. 그런데 우리가 원숭이두창에서 외국인 탓을 하는 게 말이 되나"고 물었다.

'피부 접촉'이라는 용어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처음 만나는 외국인과 악수도 하지 말라는 말이냐", "혼잡한 버스나 지하철에서 피부 접촉을 말라는 것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 등의 의견이 나왔다.

중국에선 지난 16일 충칭에서 첫 원숭이두창 국내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