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당당치킨.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의 당당치킨. /홈플러스 제공
6990원짜리 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대형마트에서 '오픈런'을 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모습이 미국 매체 CNN에 소개됐다.

16일(현지시간) CNN은 "물가상승 여파가 한국 대표 서민음식인 치킨까지 덮치면서 치킨 가격이 3만원대를 돌파할 지경"이라며 "한국에도 엄습한 인플레이션을 실감케 한다고"고 전했다.

CNN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한 국내 대형마트에서 6990원 치킨을 사기 위해 개장과 동시에 치킨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런' 장면이 담겼다.

프라이드치킨 가격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1만5000원 안팎이었지만 현재는 물가상승 여파로 3만원대를 바라보는 상황이다. 이에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치킨을 판매하니 소비자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CNN은 "한 대형마트는 거의 50% 저렴한 치킨을 선보이는 행사를 1주일간 진행해 6만개나 판매했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치킨 음식점이 올린 수익은 79억달러(약 11조원)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우리 정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치킨값은 전년 동기 대비 11.4%나 올라 김치찌개나 생선회 등 다른 외식류보다 물가 상승폭이 컸다.

치킨 가격 급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밀, 해바라기유와 같은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따른 것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CNN에 "지난 2년간 치킨 소매가가 50% 이상 상승했다"며 "프라이드치킨과 관련된 모든 비용이 매우 빠르게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기름값과 인건비, 배달비, 가게 임차료는 물론 닭고깃값도 치솟았다"며 "일부 치킨점은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