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이지움에서 대량 집단매장 묘지가 발견됐다. 최소 440구 이상의 시신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하르키우 인근의 이지움시에서 집단 매장 묘지가 발견됐다"며 "우리 군은 현지에서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매장지에서 발견된 무덤은 440개가 넘는다. 이지움은 수도 키이프와 도네스크 지역 경계에 위치해 있다. 지난 4월 러시아의 포격을 받기 시작한 이후 5개월간 러시아의 점령을 받았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0일 이지움을 탈환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지움시 인근 숲속에 수많은 십자가가 있다. AP통신 취재단은 "묘지에는 17명의 우크라이나군 시신이 매장되었다는 표시글이 있었다"며 "주변에는 명패도 없이 십자가만으로 표시된 수백개의 다른 무덤들이 있었다"고 했다.

하르키우 지역의 세르히 볼비노프 경찰수석수사관은 "발견된 시신은 최소 440구다"며 "우리는 일부가 지뢰 폭발 외상으로, 일부는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아직 사인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들이 많아 조사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부차와 마리우폴에 이어 민간인 집단학살을 다시 자행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우크라이나 북부 부차와 남부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군의 대규모 학살에 따른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전략통신센터는 "묻힌 시신은 대부분 민간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리우폴, 부차에서 있었던 학살이 불행하게도 이지움에서 되풀이되었다"며 "국제사회가 이번 전쟁의 전범국가인 러시아에 실질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가 '고문실'을 운영했다는 주장도 있다. 예벤 에닌 우크라이나 내무부 차관은 "귀가 잘리는 등의 고문 흔적이 일부 시신에서 발견됐다"고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