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경제성장률 3%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제로 코로나 정책 탓에 수요가 둔화돼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분석이다.

15일 블룸버그는 최근 글로벌 IB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컨센서스(전망치)가 3.5%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예측이 들어맞을 경우 중국은 40여 년 만에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2.2%)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중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인 5.5%와도 격차가 크다.

일부 IB들은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 아래로 낮추고 있다. 창 젠 바클레이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강화, 부동산 시장 위축과 대외 수요 둔화 등을 이유로 꼽았다. 노무라증권도 지난달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8%로 내려 잡았다.

블룸버그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은 것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다. 중국 정부가 주요 도시를 전면 또는 부분 봉쇄하고 전국적으로 코로나 검사 등을 수시로 시행해 소비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노무라와 골드만삭스는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최소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리는 내년 3월까지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수출도 중요한 변수다. 지난 7월 중국의 주택 판매금액은 90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콘크리트와 철강, 시멘트 등 건설 자재 수요도 줄었다. 중국의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해 7월(18%)에 비해 증가율이 대폭 꺾였다.

가뭄과 폭염 등 자연재해도 중국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는 분석이다. 쓰촨성과 충칭시는 폭염에 따른 냉방용 전기 사용이 급증하자 일정 기간 산업시설용 전력 공급을 차단했다. 쓰촨성과 충칭시는 중국 전기차 산업의 중심지로 일본 도요타, CATL 등의 공장이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